사랑'과 '성욕' 무엇이 먼저인가?

  언젠가 노인의 성(性) 생활을 소재로 한 '죽어도 좋아'란 영화에서 노인들의 성생활에 대한 내용을 적나라하게 드러내어 사회에 충격을 주었다. 뿐만 아니라 노인이 성(性)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무고한 젊은 남녀를 살해한 사건과 성추행의 문제를 기억한다.

  이처럼 우리 사회는 지금 고령화 장수 사회로 인해 나타나는 사회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 현재 우리 사회는 65세 이상 노인 인구가 530만 명을 넘어 전체 인구의 10%를 넘어섰고 이제 65세 이상 노인의 수가 14%에 해당되는 고령사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여기에 저 출산과 평균수명 연장에 의한 사회적 변화는 우리나라 사회에 많은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다행히 우리나라는 이미 고령사회를 경험하고 있는 선진국의 실패 사례를 참고 할 수 있는 시기적으로 좋은 여건을 갖추고 있어 이를 바탕으로 한 체계적인 대책이 요구된다.

  이미 정부에서도 고령 사회에 대한 대책을 시급히 마련하고 노인의 최소한의 여가생활과 소득보장을 위한 다각적인 노력과 함께 보건이나 의료서비스 그리고 평생교육의 문제 등 다가오는 고령사회 준비에 다양한 방법으로 대응하고 있다.

  그러나 노인의 성에 대한 관심도는 여전히 낮은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이유는 오랜 세월 동안 전통적인 유교사상의 문화에 의한 성에 대한 폐쇄적인 인식과 서로 금기시하는 분위기 때문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가족들 조차도 홀로된 노부모의 성생활에 대한 이해도가 낮고 노후의 이성 간 교제는 사회적으로 웃음거리나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하지만 이와 같은 사회적 무관심과 방관은 더 이상 노인의 성 문제 해결을 위한 대응태도가 아닐 뿐만 아니라 노인의 성과 관련된 사회문제를 더욱 악화 시키고 음성적인 방향으로 흐르게 할 것이다.

  사람은 나이가 들어가면서 신체에 대한 노화의 차이나 이에 따른 성 생활에 대한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어도 성생활은 가능하며 오히려 건강한 노후 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미국의 연구 결과에 의하면 65세 이상 노인을 대상으로 성생활에 대해 조사해 본 결과 70% 이상이 성 생활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노인의 이성교제가 서로에게 좋은 말상대가 되어주며 가족이나 배우자의 빈 자리를 채워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애정욕구를 충족시키는 좋은 방법으로 건강과 삶이 더 풍요로워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도 현재 65세 이상 노인의 48%가 배우자가 없는 독신이며 이들의 상당수가 젊은 노인이다. 이들은 경제적 여유는 있으나 홀로된 노인으로서 지금과 같이 성적욕구 해결을 위한 뚜렷한 방법이 없는 상황에서 '황혼 매춘의 덫'에 노출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

  노인들의 건전한 성생활을 인정하지 않는 부정적 시각의 사회적 분위기가 노인들의 억눌린 욕구를 음성적으로 내 몰고 있다. 요즘 노인들이 많이 모여 있는 공원이나 장소에 가보면 성(性)과 관련된 업종과 환경이 빠르게 형성되는 것을 쉽게 볼 수 있다.

  이러한 상황에 있어 주변 여건이 이들의 요구를 인정하지 않고 노인이란 편견으로 일관한다면 '황혼의 성(性)문제'는 또 다른 사회문제를 낳게 될 것이다. 이제 우리 모두 함께 노인의 성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노인들은 노년기 성생활에 대해 긍정적이고 개방적인 생각을 하고 있음을 이해하고, 사회가 가졌던 노인의 성에 대한 편견은 개인적 또는 사회적 차원에서 노인의 가장 기본적인 성적 권리를 침해하고 제한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돌이켜보면 노인의 성적 욕구 역시 노후생활 과정을 영위하는 일부분임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이제는 노인의 성을 언급하는 것 자체부터가 윤리성이 결여됐다고 하는 부정적인 심리에서 벗어나야 한다.

  뿐만 아니라, 국가적 차원의 노인복지 정책으로서 노인에 대한 재혼의 제도와 성공적인 성생활을 위한 교육 또는 노인대학과 복지시설 등을 통해 자연스러운 이성교제를 유도하는 등 황혼의 아름다운 사랑에 대한 갈망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