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어컨을 틀어도 그때 뿐인, 덥고 후텁지근한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
가만히 누워있어도 덥고, 찬물 샤워를 해도 좀 있으면 더워진다.
집에 있어봤자 결코 편히 쉴 수 없음을 깨달은 나는 더 뜨거운 열기로서 한여름 더위를 잊기 위해 클럽 베라로 향했다.
아아...여기 오길 너무 잘한 것 같아...
집과는 비교할 수 없는 빵빵한 에어컨 바람은 둘째치고서라도 보는 것만으로도 내 마음을 설레게 하는 헐벗은 언니들이 이렇게 한가득이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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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그래 땀내 나는 형님들로 온도를 맞춰줘야 감기에 안 걸리는 법이지(의미불명)
그리고 이에 맞춰 몸을 흔들기 시작하는 사람들.
젊음의 열기가 서서히 고조되기 시작했다.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좋은 음악, 시원한 바람, 맛있는 술, 아리따운 언니들...
이곳이 바로 불지옥 속의 천국은 아닐까, 그런 생각이 머리 속을 스쳐 지나갔다.
쭉 뻗은 기럭지에 아름다운 복근 라인, 그리고 배꼽...
살아있길 잘했다는, 그리고 여기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었다.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졌길래 이런...
누군가의 생일이었을까?
분명 이 날의 주인공에게는 잊지 못할 추억이 되었으리라.
시간이 지날수록 사람들은 더욱 많아졌고, 실내는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를 정도로 후끈 달아올랐다.
야릇한 냄새가 코 끝을 간지럽혔다. 이것이 바로 이성을 유혹하는 페로몬인 것일까?
차가운 술병으로 더위를 식히려는 사람도 있었고,
이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니라는 듯 불꽃놀이로 더위를 즐기는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한켠에서는 더위에 질세라 장내를 더욱 후끈 달아오르게 하는 봉춤까지...
하 봉춤! 최고의 대화수단이지!
이왕이면 처자의 벗은 상반신을 보고 싶었지만, 이쯤 되면 아무래도 상관없어...
즐기는 자와 더 많이 즐기는 자. 여기 모인 사람들은 이미 국경도, 성별도 초월한 특별한 공동체를 이루고 있었다.
아 부럽...
부럽지 않아!!! 절대 부럽지 않아!!!
에어컨 바람으로도 도무지 어찌 할 수 없는 열기가 장내를 지배하자 바람 같이 등장한 부채녀!
부채의 새로운 활용법.
내가 빠루를 어디다 뒀더라...
저마다 얼굴에 땀방울이 맺혔지만, 다들 더없이 밝은 표정이었다.
여름을 즐기는 가장 바람직한 방법을 몸소 실천하는 듯이 말이다.
서로의 사랑을 확인하는 연인들.
이 더위 속에 서로의 체온을 교환하는 그들이야말로 여름을 극복했다 할 수 있으리라.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무더운 날씨에 몸도 마음도 축 늘어져 지내던 요즘. 여름이 지나는 동안 그저 시체처럼 지내기를 원했던 나를 다시금 사람답게 만들어준 것은, 한여름 더위에 못지 않은 뜨거운 기운, 바나나몰 클럽 이벤트의 열기 그 자체였다.
한여름 더위가 그저 불쾌함만을 가져다 준다면, 클럽 이벤트의 열기는 한편으로 상쾌함을 느끼게 한다. 무더위의 절정인 8월도 앞으로 20일 남짓. 스토커 같은 무더위를 쫓아내 줄 듬직한 파트너가, 바로 우리 곁 홍대에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