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사디즘이라고 하면 병적으로 가학적인 뭔가 무시무시한 그림을 떠올리기 마련인데
물론 사디즘이 '극단'으로 치우치게 되는 경우 그런 현상이 나타날 수 있겠지요
하지만 전체 분포를 보면
타인의 고통을 전혀 즐기지 않는 사람들부터 즐기지도, 안 즐기지도 않는 사람, 즐기는 편인 사람들까지
다양한 스펙트럼이 있겠지요
연구자들은 요런 일상적인, 평균적인 범위에서 일어나는 사디즘에 대해 살펴봤어요
어떻게 했냐면
사람들에게 자신이 할 과제를 선택하게 합니다.
1) 화장실 청소
2) 벌레 죽이기
3) 차가운 것 참기
요렇게 세 가지였는데요 다 좀 하기 싫은 것들이지요.
이 중에 1과 3은 나만 괴로운 거고 2는 벌레도 괴로운 (...) 가학적인 과제가 되겠습니다.
이랬을 때 일상적인 사디즘 척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사람들이
다른 과제에 비해 2번을 더 많이 선택하는 것으로 나타났어요ㅎㅎ
그리고 좀 더 놀라웠던 결과는
사디즘 점수가 상당히 높았던 사람들의 경우
벌레를 많이 죽였을수록 기분이 좋아졌다는 건데요ㅠㅠㅎㅎ
사디즘이 높은 사람들에게서는
죽인 벌레의 수와 그들이 느낀 즐거움 사이에 정적 상관이 나타났습니다
(사디즘이 낮은 사람들은 벌레 죽이는 과제를 별로 선택하지도 않았고
벌레를 죽인다고 기분이 좋아지는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습니다)
지금까지 본 상관 중에서 가장 소름끼치는 상관이었던 듯ㅠㅠㅎㅎ
그리고 무엇보다 이 연구를 인상적이게 했던 것이
벌레를 죽이는 과제의 디자인이었는데요..
커피 그라인더를 이용해서 벌레를 갈아 죽이게 만들었어요 (...)
** 물론!! 벌레가 진짜 갈리는 것은 아니었고요
'음향 효과'를 통해 벌레가 진짜 갈리는 듯한 소리가 나도록 했다고 합니다
과제의 그로테스크한 면을 최대한 살린 것이지요..
그리고.. 연구자들의 취향이랄까ㅎㅎ 좀 미묘했던 부분이
갈아 죽이는 벌레들에 이름을 붙였다는 점ㅠ
좌측 상단이 벌레 사진이고요
까만게 그라인더
컵에 붙은 라벨이 벌레 이름ㅠㅠㅎㅎ
Muffin, Tootsie, Ike...
논문에 저 그림이 딱 실려 있는데
연구자들의 취향에 대해 심각하게 생각해 봤다는..
이런 경험 처음이었어요. 신선했습니다
올해의 괴랄한 연구 1등 상 줘도 될 것 같은 느낌!
뭐 여튼 연구의 결론은
사디즘은 일상 생활에서도 나타나며 크고 작은 가학적 행동을 예측한다는 거였는데요
일종의 '성격특성' 으로 볼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언급도 있었고..
여튼 이래저래 흥미로운 연구였습니다ㅎㅎ
잊지 못할 거에요 (' - ' ) 후-
다들 충격을 안은 따듯한 밤 되시길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