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M 연재
성적 소수자들, 즉 에세머 뿐만 아니라 게이, 레즈비언, 트랜스젠더, 에세머등의 사람들은 대체로 자신이 어떠한 위치에 있는지를 자각하고 있다. 즉 사회의 주류로써 인정받는것을 꿈꾸는것보다는, 뒷세계에서 공공연히 행해지는 일련의 행위라는 인식을 스스로도 하고있다는 말이다. 물론 그러한 꿈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대다수이다. 필자가 말하고자 하는것은 그들을 무시하는것이 아니라, 다만 그런 주류로써의 인정을 희망하는 사람들도 그 자각을 어느정도 인정하고 넘어가는 부분이라는 말이다. 지금은 소수자들중에도 동성애에 대한 코드는 사회적으로도 많이 풀리고, 대중매체에서도 관심있게 다루며 그들의 이야기는 이제 사람들의 가치관에 따라 허용하느냐 안하느냐의 길로 들어서게 되었다.
약 10년전 소수자들 사이에선 유명한 공인 홍석천씨의 커밍아웃당시에는 사회가 커다란 파문에 휩싸였었다. 지금은 프로그램에 심심찮게 나오고 계시지만 그때 당시에는 방송 금지정도가 아니라 거의 사회에서 퇴출당하는 수준의 여론이 형성되었던것으로 기억한다. 그다음이 트랜스젠더로 유명한 하리수씨였고 그렇게 사회에는 성적 소수자에 대한것이 퍼져나가기 시작했다. 그전까지는 그들만의 리그로써 양지에 나오는 일 없이 조용히 행해졌지만 현재는 어느정도 다원화된 사회가 그것을 조금씩 수용하는 분위기이다. 물론 에셈은 아직 나오지 않았고 아마 앞으로도 나오긴 힘들것이다. 다른 소수 성향들은 동성이란 코드를 제외하면 그다지 피해볼것도 피해줄것도 없는 일반 사람들의 교류이지만 에셈은 에세머들이 뭐라고 포장을 하던간에 결국은 지배하고 복종하는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게 소수성향들이 양지로 조금씩 나오면서 긍정적인 부분이 늘어난 만큼 부작용 또한 많이 생겨났다. 어중간한 사람들이 대거 소수계로 관심을 보이고 유입되어 온것이 그것인데, 주로 호기심이나 단순한 성적 욕망, 또는 재미있어보이니까등의 이유도 가지각색이다. 그중에서 에셈으로 유입되어 에세머들이 골치를 앓고있는 사람들을 지칭하여 일명 변바라고 한다.
에세머들은 에세머가 아닌 일반인을 지칭하는 말로 바닐라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그 용어 앞에 변태가 합성되어 줄임말로 변바라는 단어가 나온것인데, 변바 또한 인터넷과 미디어의 발달로 관련 컨텐츠를 보고 자극을 받은 어중간한 사람들이 대거 유입되면서 세력이 커졌다. 특히 에셈의 컨텐츠들(주로 야동과 망가)은 일반인들도 마치 자신이 할 수 있을것만 같고, 또한 하고싶어하는 판타지를 실현시켜줄거란 유혹의 손짓을 보낸다. 게이와 레즈같은 성향은 동성애 코드가 맞아야만 할 수 있어서 일반인들이 접근하기엔 쉽지 않은 부분이 있지만 에셈은 표면상 그렇지 않아보이기 때문이다. 남자들은 원래부터 여자에 대해 강압적 기질이 있기때문에 더욱 더 접하기 쉬워보이고 하고싶어하는 변바가 유입되어 온다.
그럼 여기서 변바를 어떻게 기준내려야 할까. 사실 변바는 기준이 없다. 자신이 변바라 생각하면 변바일 수도 있는것이고, 남들이 전부 넌 변바야 하면 변바일 수도 있는것이다. 또는 나 자신은 변바인데 남들이 에세머라 그러면 에세머가 될 수도 있다. 기준은 없다. 하지만 이 대답에 대한 공통점은 있다. 공통점 하나는 바로 자기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정의이고 다른 하나는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다.
위에도 잠깐 언급했었지만, 웃긴점은 스스로도 자신이 어떠한 것인지, 변바인지 에세머인지를 대부분 자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그 자각을 인정하려 하지 않고 생각에서 지워버린다. 스스로 자기자신과 정면으로 마주보려 하지 않고 욕망에 취해 비틀거린다. 흔히 자기 자신을 아는것은 남을 아는것보다 어렵다고 하지만, 또한 자신보다 자신을 더 잘 아는 것은 이세상에 없다. 스스로에게 물어서 떳떳하게 나는 에세머이다. 그렇게 생각하고 그렇게 될 것이다. 그렇게 되기위해 공부하고있고 나만의 기준과 잣대를 가지고 있다. 하면 에세머일 것이다.
하지만 자신이 그렇게 생각한다고 완벽한 에세머가 되는것은 아니다. 스스로가 완벽한 논리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그것자체로도 위험한 사람일 수 있다. 사회는 자신의 잣대만으로 살아갈 수 없는 수많은 잣대들의 포괄적 집단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지만 자신의 잣대를 타인에게 검증받을 필요가 있다. 그렇게 해서 타인이 그래 넌 에세머 같구나 하고 공감해 줘야만 그사람은 에세머라는 소수의 사회에서 떳떳하게 활동할 수 있는것이다. 자신의 감정과 잣대에 취해 '니네가 뭐라 떠들던 나는 에세머니까, 변바가 짖나보지' 하는류의 사람은 비록 자신과 자신의 파트너에겐 에세머일지 몰라도 까페나 에셈 커뮤니티, 블로그같이 공인된 곳에선 허용되기 어렵다.
위의 조건들이 완벽한 조건들이냐, 하면 그것도 아니다. 위의 글들은 단지 필자의생각을 말했을 뿐이고 다른 의견이나 비슷한 의견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차고 넘친다. 그들도 그들만의 기준과 잣대, 그리고 경험을 토대로 말하고 있는 것이니 틀리지 않은것들이다. 필자의 의견은 그런 수많은 의견중 단지 하나일 뿐이다. 그래도 개인적인 의견을 하나 더 덧붙이자면, 스스로 변바라고 생각해도 상대에게 신뢰를 주고 매너를 지키며 스스로의 철학을 세우고 에셈의 기준에 따라 행동하려 노력하는 사람은 변바가 아니라 생각한다. 그런 사람은 단지 경험과 지식, 에세머라 말할 자신감이 아직 부족한 초보에세머일뿐, 조건이 충족된다면 언젠간 스스로도 깨닫게 될것이다.
중요한것은 불특정 상대에게 불쾌감과 피해를 주지않는것이라 생각한다. 에셈이 다른 소수자들에 비해 사회에서 인정받지 못하는것도 에셈 성격상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라 보여지기 때문이다. 다만 그들이 모르는 것은, 그 피해라는 것은 서로 합의가 되어 서로의지하고 즐겁기 위함이라는 것이다. 그런 합의된 피해가 아니라 불특정 다수에게 거짓말, 불쾌감, 거부감 유발, 욕설등을 하는사람들을 변바라 부르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