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전한 섹스’를 위한 콘돔사용법에 대해 모르거나 무시하는 젊은 남 녀들이 여전히 많다. 미국 시애틀의 건강단체조합(GHC)의 역학연구자인 디안 시빅 박사는 섹스할 때 콘돔을 사용하는 18∼24세의 미혼 여성 779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첫 섹스 후 콘돔을 사용하기까지 3개월이 걸렸다는 여성이 44%나 됐다고 밝혔다. 이들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았던 3개월 동안에 각종 성병을 일으키는 균과, 정자(精子)에 노출됐다. 또 5명 중 1명은 콘돔이 벗겨지거나 찢어졌다. 시빅 박사는 “10명 중 6명은 삽입한 뒤에야 콘돔을 착용할 정도로 피임에 대한 상식이 없다”며 “삽입하는 순간에도 남성에서 나오는 분비물에 정자와 각종 균이 발견된다”고 지적했다.
콘돔을 제대로 사용하면 98%의 피임효과 가 있고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HPV)나 에이즈 바이러스(HIV) 등의 침입을 막을 수 있다.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배우자가 HIV 보균자인 124쌍의 커플이 약 20개월 동안 콘돔을 착용한 채 성생활을 가진 결과 파트너가 HIV 에 감염된 경우는 한 명도 없었다. 그러나 콘돔을 지속적으로 사용하지 않은 그룹에서는 100명 중 10명이, 콘돔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그룹에서는 100명 중 15명이 HIV에 감염됐다.
미국 ‘성병감염질환’ 저널지에 따르면 콘돔을 사용하지 않는 사람은 콘돔을 사용하는 사람에 비해 HIV에 감염될 위험이 1만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흔히 사용하는 ‘라텍스콘돔’은 성병질환 감염을 예방하는 데 가장 효과적이다. 콘돔을 낀 느낌이 없는 ‘양가죽콘돔’은 HIV와 같은 바이러스가 통과할 만한 크기의 구멍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피하는 것이 좋다.
라텍스에 대해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은 폴리우레탄으로 만든 콘돔을 이용하면 된다. 폴리우레탄 성분의 콘돔은 얇고 질기지만 신축성은 다른 콘돔에 비해 좋지 않다. 미국의 성(性)정보 교육위원회는 콘돔은 직사광선을 피하고 서늘한 곳에 보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또 유통기간을 살핀 뒤 변색이 된 곳은 없는지, 찢어진 곳은 없는지, 쩍쩍 달라붙는 느낌은 없는지 등을 살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콘돔은 섹스하기 전에 미리 손으로 잡을 수 있는 위치에 꺼내놔야 하며 발기되기 전까지는 콘돔을 뜯지 않도록 한다. 포경수술을 하지 않은 남자는 콘돔을 착용하기 전에 음경의 포피를 벗겨내 귀두가 보이게 한 다음 콘돔을 착용한다. 콘돔 끝 부분을 손으로 눌러 공기가 들어가지 않도록 한 뒤 성기 전체에 끼워야 정액이 밖으로 새지 않는다. 만약 콘돔이 제대로 끼워지지 않는다면 불량품이므로 버리고 새 것을 사용한다.
콘돔엔 보통 윤활제가 묻어 있지만 조금 더 매끄러운 것을 원한다면 수분성분이 많이 포함된 윤활제인 살비아, K-Y 젤리, 피임용 젤리나 크림 등을 콘돔에 바른다. 오일성분이 포함된 윤활제인 페트롤럼 젤리, 보디로션, 베이비오일, 미네랄오일 등을 사용하면 콘돔의 매끄러움을 빨리 떨어뜨려 콘돔이 찢어질 가능성이 높다.
한편 미네랄 오일 성분을 콘돔에 사용하면 1분 내에 콘돔의 신축성을 90%나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면 폴리우레탄 성분의 콘돔을 사용할 때는 오일성분의 윤활제를 사용해도 큰 문제가 없다. 한편 여성용과 남성용 콘돔을 함께 사용하면 두 개가 마찰하면서 남성용 콘돔이 벗겨지거나 여성용 콘돔이 질 밖으로 삐져 나올 수 있으므로 피한다.
사정 후 정자가 새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서는 음경의 발기가 지속된 상태에서 빼내야 한다. 음경에서 콘돔을 빼낼 때는 콘돔의 테두리를 잘 잡아서 뺀다. 만일 섹스 도중 콘돔이 찢어지면 음경을 즉시 빼고 새로운 콘돔을 착용한다. 한번 사용한 콘돔은 버리고 다시 섹스하려면 새 콘돔을 사용한다.
성병을 막기 위해서는 적어도 나의 섹스 상대자는 안전하다고 무작정 신뢰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성과의 관계에서 임신이나 성병에 대한 공포를 떨치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은 콘돔을 사용하지 않으면 섹스를 하지 않는 관계를 형성시키는 것이다. 즉 여성이 남성에게 콘돔을 끼우면서 “만일 네가 콘돔을 끼지 않겠다면 우리는 섹스를 할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