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에 느지막이 일어나 침대에 누워 있다 보면 세수도 안 하고 TV 리 모컨만 이리저리 돌리게 된다. 친구와 약속이 있지만 막상 나가려니 '귀차니즘'이 발동해 적당히 핑계를 대고 취소해버린다.중국집에서 점심을 시켜 먹고 한숨 자고 일어나니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졌다. 불현듯 왠지 모를 공허함이 엄습한다. 재빨리친구에게 전화해서 수다 좀 떨어주고 이제 막 시작한 TV 버라이어티 쇼나 드라마를 보며 낄낄거린다.'

 이 하루가 서른 즈음 짝 없는 싱글녀들의 삶을 대변한다. 이런 싱글은 '스타일'이라기보다 '습관'이다. 나이가 들수록 사람을사귀는 것이 자연스럽지 못한 것은 당연하다. 어릴 때는 같은 학교, 반이라는 지정된 울타리가 있고, 마음이 통한다 싶으면 누구나바로 친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사회는 그리 녹록하지 않다. 수많은 타인들이 직업, 직위, 나이, 학교 등의 '껍질'을 입고부유한다.

  게다가 무늬만 싱글인 커플들을 솎아내면 진짜 싱글의 개체 수는 놀랄 만큼 적다. 서른 즈음이라면 확연하게 그 변화를 느낄 것이다. 결국 사랑에 빠지려면 가만히 있어선 어렵단 얘기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괜찮은 애인을 만날 확률은 좋은 직장에 취업할 확률과 비슷하다. 이력서도 안 돌리고, 면접도 안 보면서 스카우트 전화가 올 가능성은 제로에 가깝다.

 서 른 즈음에 사랑을 찾으려면 일상의 타성에 젖은 삶을, 관계에 게으르고 무심한 습관을 다 깨야 한다. 사람을 보는 눈을 바꾸고,연락하고 대화하는 습관을 바꾸고, 화내고 기뻐하는 계기를 바꿔야 한다. 먼저 다가가고 될 때까지 노력해야 한다. 설마 그렇게까지 해야 되겠냐고? 기다리면 운명의 상대가 언젠가 나타날 것 같다고? 서른 즈음 싱글은 바로 그런 식으로 남겨진 거대 집단이다. 지금 외로운 것 이상으로, 10년 후에도 외롭고 싶은가?

착각 1   우리 삼총사(오랫동안 동병상련을 함께 한)의 우정은 영원할 것이다. 둘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는다 해도 내가 아프면 제일 먼저 달려와줄 것이다.
진실 - 우정은 물론 영원할 것이다. 하지만 당신만 애인 없이 혼자 남는다면 아플 때 기댈 것은 의료 보험뿐이다. 이런 문제로 수십 년 우정에 금 가는 사람 많다. 애인 없는 사람은 있는 사람을, 있는 사람은 없는 사람의 이해를 요구한다.

착각 2   사랑은 운명이다. 아무리 노력해도 되지 않는다. 차라리 가만히 있다 보면 다가올 것이다.
진실 - 솔직히 노력하기가 겸연쩍고 귀찮은 것 아닌가? 사랑은 운명일지 모른다. 하지만 당신이 노력하지 않는다면 다른 사람의 운명이 돼버린다.

착각 3   주위에 정말 괜찮은 남자는 하나도 없다. 이런 사람들 중 하나와 사귀느니 차라리 평생 혼자 살겠다.
진실 - 그 남자들도 당신들에 대해 그렇게 생각한다. 또한 똑같은 푸념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