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어제 수술한 환자들의 수술후 치료를 위해서 쉬는 일요일에도 나와 있는 와중에 급한 전화를 받았다. 왠 여성분이 병원으로 전화하여 남편과 관계를 가진 뒤에 남편의 성기가 좀 부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몇몇 질문을 던지니 여성분이 머뭇거리더만 남편을 바꿔준다. 처음부터 남편이 전화를 걸지 아내에게 전화하라고 하다니 참...
병원에 빨리 오라고 하고 와서 보니 진료해 보니 음경이 좀 부어있었고, 특별한 상처부위는 보이지 않았다. 환자분 말하길 입으로 애무를 해줄 때 잠깐 아픈듯 했는데, 이후 통증이 계속되서 자다 깼다고 한다.
시대가 변해서 구강 성교, 흔히 말하는 오랄섹스가 상당히 대중화되었다라는 느낌이 많다. 간혹 진료실에서 보면 성병을 걸리지 않게 하기 위해 오랄섹스만 했다라고 큰소리치시는 분들도 많다. 그러나 오랄섹스가 성병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아니며 특히 성기포진의 확산에는 어느 정도 일조하고 있다. 그렇다고 오랄 섹스는 해서는 안되는 것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니다. 단지 '무조건 안전'하다는 잘못된 정보에 의지하지 말라는 것이다.
오랄섹스가 보편화 되다보니, 치아로 인한 성기 손상이 생기는 일이 간혹 생긴다. 대부분의 경우 별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병원에 오지 않는데 우습게 생각한 작은 상처가 때로는 치명적인 결과를 불러올 수 있다.
의대생일때 한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개가 물어 상처를 입은 것보다 사람이 물어 상처를 입은 경우가 더 독한 놈들이 많다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반 농담이셨겠지만 실제로도 사람 구강에 엄청나게 많은 세균이 존재한다. 한 조사에 의하면 사람의 타액에는 42종의 세균이 있다고 한다. 특히 식중독으로 유명한 균들인 연쇄구군(Streptococcus)와 포도상구균(Staphylococcus aureus)가 많으며 특징적으로 Eikenella corrodens가 세번째로 많은 균이다. 또한 치주염(periodontitis)이나 치은염(gingivitis)에서 192종의 세균들이 발견되었다라고도 한다. (참고문헌 1)
남성의 음경에는 피하조직들이 풍부하게 잘 발달되어 있기 때문에, 오랄섹스로 상처가 나면서 위와 같은 사람입에 존재하는 세균이 침투하여 급속하게 퍼지는 경우가 있다. 단순히 염증만 생기는 것이 아니라, Fournier씨 괴사(Fournier's gangrene)이라고 불리는 회음부가 썩어들어가는 질병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이경우 사망률이 매우 높다.
또한 성기포진, 매독과 같은 성병이나 간염바이러스등도 오랄섹스등으로 상처가 났을때 감염될 가능성이 적긴 하지만 있을 수 있다. 또한, 한 연구결과에서 에이즈 환자들중 44%에서 환자 침에 에이즈 바이러스가 존재한다고 하며(참고문헌 1), 실제로 에이즈 환자에게 물린 뒤로 에이즈에 걸렸다는 환자보고도 있다.(참고문헌 2)
따라서 오랄섹스중에 입으로 인한 상처가 났거나 따끔한 느낌이 있다면 지체 말고 병원에서 확인하여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성병의 위험성도 있으므로 정황상 필요하다면 이에 대한 검사도 시행해야 한다. 앞서 방문한 그 환자도 항생제 주사치료하면서 항생제를 앞서 말한 가능한 세균을 다 포함하기 위해 2종류의 항생제를 투여하면서 매일 보기로 하였다.
그렇게 치료하는 와중에 또 한통의 다급한 전화. 이번에도 여성분이 전화하여 남편과 오랄섹스를 하는중에 상처가 났다고 한다. 오늘 무슨 날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