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 새 여성의 잠을 재우지 않는 절륜의 정력. 대중 소설 등에 흔히 묘사되는 정력남의 특징이다. 조루로 남모르게 고생하는 남성이면이상향에 가깝다고 생각할 가능성도 크다. 실제로 그런 사람도 있다. 2시간 이상 성관계를 가져도 사정이 힘든 사람들이 없지않다. 바로 ‘지루’ 증세로 사정시간이 지연된 것이다.
지루 증세를 가진 이들은 그나마 조루보다 행복할까. 분명한 것은 지루 또한 조루 못지않은 성 트러블의 하나로, 심각한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성기능 장애를 가진 내원 환자 가운데 지루로 고생하는 이들이 의외로 많다. 자신이 지루이면서도 지루라는 사실을 모르는 이도 적지 않다. 성관계의 질에 상관없이 시간만 길어지면 무조건 좋은 것으로 착각하고 좋아한다.
남 성도 그렇지만, 여성도 긴 시간동안 성 관계를 갖는 것은 신체 구조적으로 쉬운 일은 아니다. 여성의 외음부는 성관계를 시작한뒤 20~30분이 넘어가면 건조해져 통증과 불쾌감 등이 생기는 경우가 많다. 드물게 오랜 시간의 성관계에도 문제가 없는 여성도있지만, ‘밤에 잠도 자지 않을 정도’로 시간이 길어지는 것을 마냥 좋아하는 여성은 거의 없다. 성교 시간이 길다고 하는 남성도자세히 관찰해보면 절정에서 극치감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지루는 남녀 모두 불편함을 느끼면서 성관계가무미건조해질 뿐 아니라, 불임이나 발기부전 등의 보다 큰 장애를 초래할 수도 있다.
지 루의 원인은 여러가지다. 첫째로 꼽을 수 있는 것은 술이나 향정신성 약물을 상습 복용하거나 당뇨병처럼 혈액순환 자체가 잘 되지않아 사정 시간이 길어지는 경우다. 특히 술을 자주 마시는 이들 가운데 지루가 많다. 따라서 술을 마신 뒤 감각이 둔해지고비정상적으로 사정 시간이 길어진 정도라면 금주하는 것이 좋다.
술, 당뇨병 등 기질적인 요인이 아닌 지루는 대부분 심리적인 원인에서 온다. 성 관계 시간이 무조건 길어지면 여성이 좋아하리라는강박감도 지루를 부른다. ‘몇 시간 했다’ 운운하며 다른 남성보다 우월감을 과시하는 남성 역시, 알고 보면 지루증세인 경우가적지 않다. 자신의 성능력이 탁월하다고 믿으며 사정을 제어하는 눈물겨운 노력이 지루로 발전하는 것이다. 직장이나 가정사에 문제가있어 여기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고민하거나 여성에 대한 불만 등으로 인한 심리적인 압박도 지루의 원인으로 작용한다.
따 라서 지루를 치료하기 위해서는 근본원인을 치료해야 한다. 당뇨병으로 인한 지루는 당뇨병 자체를 치료해야 하며, 술이나 향정신성약물 복용으로 인한 지루는 이를 금지해야 한다. 또 심리적인 요인으로 지루가 찾아왔다면 감각을 예민하게 하는 행동요법과 함께정신상담을 받는 것이 좋다.
그 렇다면 적당한 지속 시간은 어느 정도인가. 성관계에 적당한 시간은 정해진 것이 없다. 사람마다 다르고, 즐기는 시간이 다르다.설문조사에 따르면 한국의 20대에서 40대 남성의 지속시간은 10분 안팎이 많다고 한다. 이는 삽입 후 정지해 있는 시간까지포함한 것으로, 성교 운동 시간만으로 계산한다면 3~5분이 가장 많고, 그 다음으로 1~3분이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절대적인지속시간은 그리 중요한 게 아니다. 문제는 몸과 마음이 합일된 상황에서 주고 받는 감정의 교류다. 중년의 성은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