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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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한 자위 습관이 조루를 악화시킬 수 있어
심한 자위 습관이 조루를 악화시킬 수 있어



  조루 증상을 가진 환자들이 성욕감퇴, 발기부전 등의 성기능 이상을 비롯하여 우울증, 신경증 등의 신경정신과 증상을 호소하는 빈도가 높다는 점은 이미 밝혀진 바 있다. 다만 과도한 자위가 조루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과관계는 아직까지는 뚜렷하게 검증된 바가 없다. 개인마다 체력과 적당한 사정횟수의 범위가 다르기 때문에 과도한 자위, 즉 자위를 많이 해왔다는 것이 실제로 어느 정도인지 일률적인 기준을 잡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임상적으로 조루증 환자들을 대하면서 알게 되는 점은 바람직하지 못한 강박적 자위 습관이 조루를 악화시킬 수 있다는 사실이다. 전립선염 등의 원인에서 비롯된 이차적인 조루 증상이 아닌 한 대부분의 조루 환자들은 교감신경이 불필요하게 항진되는 자율신경의 불균형을 겪고 있다. 누군가에게 들킬 것을 우려하여 쫓기듯 자위하는 습관은 필요이상의 긴장과 불안을 유발하고 교감신경을 더욱 항진시키기 때문에 조루 증상을 악화시키게 된다. 면식이 없는 여성과 처음 성관계를 맺는 경우처럼 긴장이 심할 때에는 약간의 접촉만으로도 저절로 사정이 되기도 하며 심하면 삽입하기 전에 사정하는 경우도 있다. 심지어 이런 유형의 환자들은 시험과 같이 긴장을 요하는 상황에서 전혀 성적으로 흥분하지 않아도 사정했던 경험을 토로하기도 한다.

  한편으로는 자위 시 성적인 상상을 할 때, 과장된 흥분을 끌어내는 것이 습관화되어 조루를 악화시킬 수도 있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자위를 위해 영상매체의 도움을 받거나 상상을 통해서 시,청각적 흥분 자극을 과장하고 빠른 사정을 유도하게 되는데, 이러한 습관이 반복되면 삽입시 흥분이 지나치게 빨리 오를 뿐 아니라, 고조된 흥분이 유지되지 못하고 바로 사정반사에 이르게 되기 쉽다. 이는 긴장이나 불안에 의한 흥분과는 또 다른 기전으로 흥분 통제에 관한 일종의 ‘취약한 포인트’가 생긴 상태에서 발생하는 일종의 바람직하지 못한 조건반사라고도 볼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는 과다한 자위에 의한 사정통제의 어려움을 ‘수승화강(水升火降)’의 문제에서 찾는다. 아래쪽의 신수(腎水-생식기의 호르몬)가 지나치게 소모되어 위쪽에서 심화(心火-뇌신경 에너지)가 과도하게 흥분하며 항진되는 문제라고 파악한다. 자신의 체력이 허용하는 범위를 넘어서 잦은 사정을 하게 되면 신수에 해당하는 정혈(精血)이 고갈되어 생식기능을 주관하는 신체 시스템에 과부하가 걸리게 되어 만성 피로, 의욕감퇴, 허리와 하지 무력, 지구력 부족 등의 증상이 발생한다. 이는 신수(腎水)가 부족한 상태를 반영한다. 한편으로는 쉽게 흥분하고 쉽게 부끄러워하는 등 정서적으로 예민해지며 전반적으로 생각과 행동이 통제가 잘 안 되는 심화항성(心火亢盛)의 증상이 발생한다.

  이 두 가지 상황이 동시에 나타날 경우 심신불교(心腎不交), 수화미제(水火未濟)라 하여 가슴이 두근거리고, 얼굴 쪽으로 열이 간헐적으로 오르는가 하면, 땀이 많아지면서, 긴장, 불안, 불면증 등이 나타나기 쉽다. 남성의 조루증 역시 악화되기 쉬운데, 성적 자극에 대해 과장되고 왜곡된 반응을 하게 되어 사정감을 통제하기 어렵고 지속시간이 짧아지는 것이다. 심신불교는 현대의학적으로는 일종의 자율신경실조증으로서, 교감신경이 너무 항진된 반면 부교감신경은 위축되어 그 불균형이 심화된 상태라고 볼 수 있다.

초기에 증상이 가벼울 경우에는 한동안 성적 자극을 피하면서 마음을 담담하게 유지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좋다. 씨앗류(견과류, 콩류)의 정기적인 섭취가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자발적이 노력에도 불구하고 증상이 지속적으로 뚜렷하게 나타나는 경우라면 한의학적 치료를 받으며 신수(腎水)와 심화(心火)의 불균형을 해소하고 충분한 기간의 훈련을 통해 성행동 반응을 교정할 필요가 있다. 많은 조루 증상이 20대가 되기 전에 자리 잡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첫 성관계 이후 계속 조루증을 호소해온 환자들 역시 교정의 대상이 된다. 조루 증상에 선천적인 소인이 작용하는 점은 어느 정도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사정의 조절 기전이라는 것은 분명히 학습과 훈련의 소산이기 때문에 개선 또한 가능한 것이다.

  누구나 자위는 한다. 애인이 있어도, 배우자가 있어도 자위를 하는 것이 정상이라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자칫 과잉으로 치우치면 안 그래도 만족스럽지 못했던 지속시간이 더 단축될 수도 있다. 사전에 자중하되, 이미 선을 넘어 사정통제가 어려운 수준이라면 포기하지 말고 개선할 방법을 찾아보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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