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하는 소리에 남편의 그것이 꺾여 하마터면 대형사고 칠 뻔 했다. 아뿔싸, 나도 한번 여성 상위를 해보겠다는 용기는 가상했으나, 그것도 박자가 착착 맞고 호흡이 맞아야 가능한 법이란 걸 몰랐던 그녀. 영화에서 본 것처럼 무릎을 세우고 위 아래로 열심히 앉았다 일어 났다 급기야는 승마를 하는 기수처럼 달리기 시작했는데 한참 좋을 것만 같았던 예상과는 달리 자꾸만 삐걱대다가 결국 그가 ‘억’ 했던 거다.
“남자가 밑에서 박자를 맞춰줘야 하는 거야.”
“박자를 맞추다니? 춤추는 것도 아니고……”
“여자가 위로 올라갔을 때는 같이 허리를 내려주다가, 내려오면 반대로 남자는 허리를 들어 올려서 짝짝 소리를 내도록 박자를 맞추는 거지.”
적나라하게 설명해주는 이웃집 김여사의 말을 듣자니, 정말 귀에 쏙쏙 들어온다. 역시 설득력 있는 이론이다 싶었다. 여성 상위라고 남자가 뻣뻣하게 누워만 있다가는 단단히 당해 버릴 수 있다는 거다. 실제로 이런 문제로 한 밤중에 음경골절로 응급실을 찾는 부부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구령을 붙여라
손바닥이 마주쳐야 소리가 나듯이 어떤 체위이든 혼자만 일방적으로 움직이는 체위는 있을 수 없다. 보통 처음 성 생활을 시작하는 부부들은 대개 리드하는 쪽이 피스톤 운동을 담당하고 나머지 한 쪽은 받아 들이는 쪽이거나 상대방을 애무하는데 열중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오르가슴도 기대하기 어려울뿐더러 수고에 비해 만족감도 떨어진다. 남성 상위인 정상 위 에서도 마찬 가지이다. 남자가 움직임에 따라 여성도 되받아주어야 궁합이 맞는다. 이론을 안다고 해도 막상 서로에게 익숙하지 않는 초보커플들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나……둘……셋, 넷…….”
웬 구령? 올라갈 때 같이 올라가고, 내려올 때 같이 내려가며 박자를 맞추는 게 생각만큼 쉽지 않았다. 참내, 왼발, 오른발 구령에 맞춰 발을 맞추는 것도 아니고. 이런 허리기술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었구나. 재미있기도 하고 우습기도 하다. 섹스를 하며 구령에 맞춰 움직이다니.
“어, 이제 잘 된다.”
왼손 왼발 들며 행진할 때가 엊그제였는데 이제 제법 박자가 맞기 시작하니 남편도 신이 나는 모양이다. 한동안 연습했더니 호흡이 척척 맞아 이젠 내 나름대로 허리를 돌리기도 하는 여유를 부릴 수도 있게 되었다. 이렇게 가다 보면 나도 언젠가 영화 속에 나오는 여자들 같이 남편 몸 위에서 말처럼 뛸 수 있으려나?
허리기술이란?
흔히 섹스 궁합이 잘 맞는 커플의 침실 이야기를 들으면 허리를 잘 돌려야 한다는 말을 잘 한다. 허리를 쓴다는 의미는 혼자만의 테크닉을 말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움직임에 따라 잘 보조를 맞추어 준다는 의미이다. 결코 특별한 섹스 테크닉이 아니다.
* 남성 상위일 때
남자가 정상위, 여자가 아래에 있을 경우, 남성의 피스톤 운동의 상하, 전후 운동에 따라 박자를 맞춰 그 반대로 움직여 주어야 한다. 즉 누워 있을 때 허리를 위로 들어 올렸다 내렸다 하는 동작을 말한다. 남자는 아래로 찍어 누르고 여자는 허리를 들어 올려 맞부딪히도록 해야 한다. 아주 박자를 잘 맞추었을 때는 박수를 치는 소리처럼 크게 맞부딪히는 소리가 날 정도가 되어야 한다. 누워 있는 쪽에서 이렇게 허리기술을 쓰면 누군가 리드하고 누구는 따라가는 종속적인 느낌의 섹스는 없어진다. 서로가 협력하면 가만히 누운 상태로 남자의 움직임을 받을 때보다 훨씬 큰 쾌감을 교환할 수 있다.
* 여성 상위일 때
남자가 가만히 누워서 머리 뒤로 손을 받치고 쉬라는 체위가 아니다. 여자의 움직임에 맞춰 상하운동을 하면서 자신이 원하는 삽입의 깊이도 조절할 수 있다. 여성의 허리를 잡고 빙글빙글 돌려주면 남녀 모두 쾌감을 느낄 수 있다. 이때 여성은 상하뿐만 아니라, 깊게 삽입한 채로 좌우로 엉덩이를 비벼주거나 숙달이 되면 360° 회전을 시도해보는 것도 좋다. 숙달 되면 이런 모든 동작들이 삐걱대지 않고 자연스럽게 마치 음악을 연주하듯이 흐름을 탄다. 서로 궁합이 잘 맞는다는 의미는 박자와 리듬을 잘 맞춘다는 의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