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회사에 다니는 중견 사원인 30대 중반의 K씨는 멀티 오르가슴에 대하여 술 좌석에서 우연히 듣게 되었다. K씨는 쾌감이 배가된다는 말에 일단 끌렸고 또한 자신의 능력에 비하면 획기적인 사실에 눈이 번쩍 뜨였다. K씨는 멀티 오르가슴의 오묘한 세계를 맛보기 위해 책에서 기술된 대로 실습을 하였으나 노력한 만큼 성과가 없어 중도에 그만두게 되었다. 이론은 그럴 듯하지만 실제로 이행하기에는 너무나 힘들다는 게 K씨가 내린 결론이었다. 하지만 K씨는 멀티 오르가슴에 대하여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전문가의 도움을 얻어 환상적인(?) 능력의 소유자가 되고자 클리닉을 찾게 되었다.
한 번의 성교에서 오르가슴을 몇 번씩 느끼는 것을 멀티 오르가슴이라고 표현한다. 한 연예인은 그녀의 성 고백서에서 성의 즐거움을 최대한 나누기 위하여 멀티 오르가슴의 필요성을 강조하였다. 특히 남성들은 ‘멀티 오르가슴’에 귀가 솔깃해진다. 대개의 남성은 사정을 하고는 바로 성교를 마무리한다. 그러나 멀티 오르가슴이 가능하면 지속적으로 쾌감을 느끼면서 성교를 끌 수 있다. 남자라면 누구라도 원하는 ‘좀더 오래 그리고 좀더 강하게’가 가능할 수 있는 대목이다. 과연 이러한 멀티 오르가슴이 현실적으로 얼마나 가능하고 그리고 얼마나 바람직할까?
수동적으로 섹스에 응하는 여성에 비하여 남성은 멀티 오르가슴의 능력을 얻기가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훈련을 하여도 안 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요술 방망이로 뚝딱 하듯이 남성을 강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남성들이 많으나, 실제 치료의 결과는 사람에 따라 판이하게 다르다. 섹스의 능력은 훈련보다 자신의 성격과 타고난 능력, 평소의 건강 상태, 그리고 섹스 파트너에 의하여 결정된다.
멀티 오르가슴을 추구하는 사람들은 쾌락 추구를 위한 섹스에 대해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성에는 쾌락이 따르기 때문에 어디까지가 허용되는지에 대한 정확한 잣대가 없으며 자칫하면 과하게 되게 마련이다. 육체의 쾌락 이면에는 윤리를 벗어난 유혹과 과욕으로 인한 어리석음이 숨겨져 있기에 섹스를 쾌락 추구의 수단으로 하면 그 종말이 막심한 후회로 끝나는 경우를 흔히 볼 수 있다. 그러므로 섹스를 쾌락의 수단으로 하기보다는 남녀간의 사랑과 화합의 매개체로 여기는 것이 지혜롭다.
멀티 오르가슴을 위하여 훈련을 하는 남성들이 바르게 알고 각별히 주의하여야 할 점이 있다. 대부분 멀티 오르가슴은 사정을 참아야 얻을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러나 의학적으로 사정을 참으면 정낭이 부풀고 전립선염이나 부고환염이 생기게 되어 오줌 소태에 시달리게 된다. 성적으로 강해지기 위하여 건강을 해치는 오류를 범한다고 할까.
쾌락을 위해 지나치게 성을 향유하여서는 안된다. 이를 위해서는 스스로 쾌락을 추구하지 않는 지혜가 필요하다. 더하지도 덜하지도 않게 자신과 배우자에 맞는 기법을 선택하고 이에 만족하여야 원만한 성생활을 영위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