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성들 사이에서 섹스 능력은 생식 능력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 다는 것은 모두가 다 아는 사실이다. 잠자리 능력이 부실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도 아내에게 주눅드는 것이 남성이고, 사회생활에 대한 자신감도 잃어버리는 것이 우리네 '순진한' 남성 들인 셈이다. 하지만 남성들이 생각하는 잠자리 능력은 단순하기 그지없다.
대개의 경우 피스톤 행위로 여성들을 '홍콩가게 해 주는 것'이나 '몇 번이나 할 수 있는가?'를 따지는 게 고작이다. 자신의 능력을 '하루에 몇 번, 혹은 일주일 몇 번'으로 표현하는 남성들이 적지 않고, 이는 나이가 들어서고 비슷한 모양이다.
얼마 전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어 화제를 일으켰던 한 노인 정력가의 일기 중 '2003년 2월 21일 5회, 조금 섭섭한 면이 없지 않다'는 글귀는 남성들이 성능력을 가늠하는 잣대가 무엇인지를 분명히 보여주는 셈이다. 물론 하루 다섯 번을 했다면 젊은 남성 사이에서도 그건 대단한 능력의 축에 속하는 일임은 틀림없는 사실이다.
개인에 따라서는 하루에 한번은커녕 일주일에 한번도 버거울 수도 있고, 하루에 두 번을 해도 속시원하지 않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꼭 하루에 두 번하는 사람이 일주일에 한번 한 사람보다 더 정력적이라고 단정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하루에 두 번을 하더라도 여성에게 만족감을 주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한달에 한번을 하더라도 할 때마다 남녀 모두 쾌락의 극치에 이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성관계 횟수는 성능력을 가늠하는 방편으로는 부족한 점이 많은 잣대인 셈이다.
중요한 것은 횟수 몇 번이 아니라 자신의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이고, 자신의 스타일을 통해 자신은 물론 파트너에게도 상당한 기쁨을 주면 되는것이다.자신의 섹스 스타일을 추구하는 것은 건강과도 직결된다.
자신의 몸이 따르지도 않는데 횟수에만 집착하면 자신은 물론 파트너에게도 괴로움이 될 수밖에 없다. 많은 연구 결과 적당한 섹스는 역으로 정력을 증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기도 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남성에게 성적 흥분은 일으키는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몬은 정력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한다. 이 테스토스테론이 고갈되면 정력이 감소하고, 심하면 우울증이나 집중력 감퇴 등 남성의 갱년기 증상이 일으킬 수도 있다는 것이 현대 의학의 연구 결과다. 이 호르몬이 가장 왕성하게 분비되는 때는 이른 아침이라고 한다.
남성들이 가장 섹스 욕구가 발생하는 시점이 아침 8시라는 설문 조사 결과와 상통하는 결과이기도 한데, 이 호르몬 분비량은 늦은 오후가 되면 절반으로 떨어진다고 한다. 바로 이 데스토스테론의 분비량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비결은 만족스런 성행위로, 만족스러운 성행위 후 48시간 동안 테스토스테론이 50% 이상 유지된다 는 것이 연구 결과 밝혀졌다.
즉 횟수가 아무리 많더라도 불만족스러운 관계가 지속된다면 그것은 단지 정력을 소진시키고 테스토스테론만을 소진하는 셈이다. 젊은 시절 과도한 성관계를 금지하고, 철에 따라 성관계의 방법과 횟수를 규정한 옛 선인의 혜안이 또 한번 확인되는 셈이다.
더운 여름철의 성관계도 자칫 건강을 잃을 수 있는 행위로 낙인찍힌 지 오래다. 음양의 조화처럼 열기가 상승하는 여름철에 남녀의 열기는 자제하는 것이 좋다는 것.
실제 오스트리아의 노르베르트 바첼 의학박사는 '더운 날의 섹스는 심장이 약한 사람에게 심장쇼크를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며 여름철 섹스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있기도 하다. 앞서 언급한 테스토스테론이 가장 활발하게 분비되는 시기는 가을철이라고 하는데, 남성들에게 섹스하기 가장 좋은 때는 가을철 그것도 아침이 제격인 듯 싶다. 한편 만족스러운 섹스는 잠과도 연관돼 있다.
만족스럽게 성행위를 했다면, 뇌의 쾌락을 관장하는 신경도 자연스럽게 자극받아 행복감이 배가돼 외부 자극에 무뎌지게 되고, 그 결과 편안한 졸음으로 이어진다는 것. 섹스 후 졸음이 물밀 듯이 밀려들어 온다면, 몸이 만족하는 성행위를 한 결과라고 볼 수 있는 셈이다. 섹스를 중요한 남성의 능력을 여기는 상황에서 성 능력으로 인해 울고 웃는 것이 바로 남성들이다.
다만 남들과의 비교를 통해 자신의 성능력을 가늠하는 것은 오히려 자신감을 상실케하는 요인이 될 수도 있다. 남들과 비교하기 보다는 나만의 스타일, 마이웨이를 찾고 개발하는 것이 진정 자신에게 맞는 몸에 맞는 섹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