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자왕이 신라에게 패하게 되매, 궁녀들이 깎아지른 바위로 달아나 스스로 강물에 떨어져 죽었으므로 낙화대(洛花坮)라 했다’ ‘세종실록지리지’에 나오는 대목인데, 우리 역사상 궁녀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다. 하지만 이 기록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삼천 궁녀라는 말은 없다.

  따라서 적군에게 훼절될 것을 염려해 자결한 궁녀들을 미화 하기 위해 삼천 궁녀로 과대 포장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삼국사기로 유추할 수 있는데, 신라의 궁녀는 비단을 짜는 조하방 소속의 23명을 비롯해 유모 역할을 맡았던 아니전 소속 6명등 총 98명에 불과하다.

  따라서 삼국 시대 궁녀는 1백여명 내외, 고려조에는 3백여명, 조선조에는 5백여명 선임을 알 수 있다. 다만, 연산군과 같은 호색한 시대에는 천명에 달했다. 궁녀의 선발은 대체로 10년 마다 실시되었는데, 필요에 따라 소수 인원은 수시로 뽑기도 했으며, 신하들이 왕이나 왕비의 환심을 사기 위해 미모와 재능을 갖춘 집안 처자를 궁녀로 들여 보내기도 했다.

  역적의 자손이나 친척 중에 중병을 앓은 이가 있어도 궁녀 선발에서 탈락되었는데, 무엇보다 앵무새피를 이용한 처녀 성감별을 통과 해야 했다. 무사히 심사를 통과한 소녀의 집에는 치마 저고리와 바짓감 용으로 흰 명주1필이 하사 됐고, 한날 한시에 입궁해 한 글 궁서 쓰기, ‘소학’ ‘열녀전’ ‘내훈’과 같은 소양교육을 받았다.

  교육이 끝나면 각 처소에 배치 되어 소임을 맡았는데, 재미있는 풍속으로 방굿례(房氣禮)와 담배 의례가 있었다. 방굿례는 말그대로 지엄한 궁중 어른들 앞에서 방귀를 뀌는것 으로, 실수를 하면 사가(史家)로 나가 거나하게 한상 차려와 선배 상궁들에게 잘못을 빌어야 했다.

  담배 의례는 담배를 피울 수 있는 자격을 얻는것으로, 별다른 취미 생활이 없었던 궁녀들은 외로움을 달래고자 어려서부터 담배를 피웠다. 하지만 담배를 피우려면 시험을 치렀으니, 선배 상궁이 돌아 앉아 그만 두라고 할 때까지 담배를 피워야 했다. 초저녁부터 한밤중까지 몇시간 계속해서 담배를 피우도록 시켰는데, 어려운 관문을 통과해야 만이 선배들 앞에서 장죽을 문 맞담배질을 할 수 있었다.

  참으로 재미있는 풍속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본따 이른바 ‘흡연자격 풍속’ 같은것을 부활 시켜보면 어떨까 싶다. 세계보건기구가 흡연국으로 분류한 우리 나라의 흡연인구는 날로 증가하고 있는데, 고교생의 흡연율은 세계 2위라고 한다. 하지만 담배에 대한 지식은 물론이고, 담배예절을 전혀 배우지 못하고 흡연을 하기 때문에 그 피해가 상상을 초월 할 정도이다.

  흡연은 남성의 성기능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는데, 체내에 흡수된 니코친이 혈관과 혈류의 흐름에 영향을 미쳐 발기력을 저하시킨다. 해서 흡연에 관대한 우리나라 남성들의 발기장애가 심각한데, 최근 대한 남성과학회가전국 단위로 실시한 조사를 보면, 전체 응답자의 49.8%가발기부전 증세를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무작위로 추출한 전국의 40-80세 남성 1,570명을 대상으로 면접조사 방식으로 이뤄진 조사 결과, 40대 33.2%, 50대 59.3%, 60대79.7%, 70대82%가 발기부전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나이가 들수록 발병률이 급격히 높아졌다. 따라서 금연은 건강은 물론이고 성기능을 향상시켜 부부금실도 좋게 해주는데, 심각한 발기 장애를 겪고 있거나 성욕 저하로 부부생활에 문제가 있다면 전문의의 상담을 받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