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체를 운영하는 52세의 최모 사장은 얼마 전 부부관계 도중에 음경이 힘없이 가라앉은 일을 경험했다. 그 후 얼마동안 이상이 없다가 비슷한 일이 또 생기자, 최 사장은 비뇨기과 진찰을 받았는데, 남성호르몬이나 음경의 기능과 상태는 모두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다.

  최 사장은 최근 회사 자금이 잘 돌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있어서 잠도 잘 자지 못했고, 성욕도 줄면서 부부관계도 뜸했다. 사정후의 쾌감도 예전만 못했다. 고민 끝에 지인의 소개를 받고 내원했다. 최 사장은 외관상 비만형에 고지혈증과 함께 고혈압에 당뇨증세도 심했다.

  문진(問診)과 맥진(脈診) 등의 자세한 진찰을 한 결과 최 사장은 회사 경영에 문제가 생기면서 심리적인 스트레스가 누적되어 발기 신경이 둔해진 경우다. 결국 과로로 인한 일시적인 심인성 발기부전으로 진단을 내리고, 마음을 편안하게 안정시키면서 양기를 북돋는 한약을 복용케 했는데, 2개월 만에 예전의 활력을 되찾을 수 있었다.

  발기부전이란 강한 성적자극이나 성충동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발기가 안 되거나 되었다 하더라도 견고하지 못하여 여성의 질 안으로 삽입이 안 되어 정상적인 성생활을 하지 못하는 증상이다. 우리 인체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하여 여러 가지 생리현상을 보인다. 몸 컨디션이 좋지 않을 때, 여성에게 불감증이나 무월경이 갑자기 생겼다가 자연스럽게 없어지는 것과 마찬가지로, 남성에게는 일시적으로 발기에 이상이 생길 수 있다. 50대 이후 남성이 가끔씩 발기부전을 경험하는 것은 흔한 현상이고, 질병이 아닌 경우가 많다.

  발기부전은 남성 성기능 장애 중에서 가장 흔하게 보이는 질환 중의 하나다. 한의학에서는 발기부전을 음위와 양위로 표현한다. 음위는 음경이 무기력하게 축 늘어졌다는 것을 가리키고 양위는 양기가 부족한 것을 의미한다는 뜻에서 음위와 양위는 같은 병이다. 발기부전은 지나친 스트레스나 육체적인 과로가 원인이 될 수도 있고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등의 말초 혈액 순환과 관련된 질병도 원인이 되기도 한다.

  한의학에서의 발기부전은 소위 신장(腎臟)의 양기(陽氣)의 감퇴에도 원인이 있지만, 그 근본 원인은 양기의 원천이 되는 정액의 부족에 원인이 있다고 본다. 쉽게 말하면 남성의 발기부전은 샘물이 고갈되듯 신장의 정액이 고갈된 탓으로 파악한다. 따라서 한방에서의 발기부전 치료는 양기만 돋우는 약을 쓰는 것이 아니라 신장의 정액 보충에 중점을 두는 것이다.

  정액을 보충하는 대표적인 약재가 보골지, 사상자, 음양곽, 익지인, 육종용 등이다. 발기장애를 치료하는 데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과다한 술과 담배, 커피를 피하고 적절한 운동과 휴식으로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것이다. 음식은 영양가가 풍부하고 항산화지수(antioxidant index)가 높은 것을 골라 먹는 게 바람직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