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와 서로 최고로 꼽는 섹스는 DVD방에서 <감각의 제국>이라는 일본 영화를 보며 섹스했을 때였어요. 평소에 별로 신음소리를 내지 않는 편인데 화면에서 신음소리가 흘러나오고 뜨거운 장면이 연출되니 둘 다 금세 섹스에 빠져들고 말았죠. 일반 외국 포르노 비디오를 볼 때는 ‘저건 서양인이니까’ 하며 오히려 더한 섹스 장면에도 덤덤했는데 그 영화는 둘 다 동양 배우잖아요. 정말 짧은 순간에 난 너무 흥분했고 평소 사정하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는 그 또한 역시 일사천리였어요. (29세·유치원 교사)

  여행을 가면 로맨틱한 기분에 빠져들잖아요. 긴장도 풀어지고, 잠을 자기보다는 밤을 즐기고 싶은 마음이 더 크고, 자연스럽게 둘 다 원하게 되죠. 온갖 체위를 다 해보고 그중 가장 만족스러운 체위로 초저녁, 새벽, 아침 세 편의 영화를 찍었어요. 점심때쯤 어느 상점에서 제가 하품을 하니까 주인아저씨가 “아가씨, 밤에 뭐 했길래 하품을 그리 해요?"라고 해서 민망했어요. 피곤할 정도로 그날 밤은 베스트였어요.(26세·대학원생)

  한번 쾌감을 맛보고 나면 다음은 오히려 쉽다. 자신감도 생기고, 어떻게 하면 자신의 몸이 좋아하는지 알게 되니까. 정답은 아니어도 모범답안 정도는 마련된 셈. 가끔 남자는 자신이 부단히 노력해도 여자친구가 별 반응이 없는 것 같으면 “너 혹시 불감증이 아닐까?” 하는 말을 서슴없이 한다. 이러니 여자들은 오르가슴을 못 느껴도 느끼는 척 남자를 안심시키게 되는 것이다.

  그럴 필요 없다. 잠자리에서 남자를 다룰 때는 강아지라고 생각하는 게 좋다. 잘할 때는 그 즉시 칭찬해주고(안 그러면 잊어버린다) 나 자신을 우선으로 생각하고(전희가 부족해도 삽입을 시도하려 할 때) 리액션을 통해 정보를 분명하게 준다(스피드, 중간 텀, 부드럽게, 강하게, 깊이 등). 남자들은 “잘해”라고만 하고 “어떻게 해봐”라고 말하지 않는 여자는 답답해한다. 가만히 누워 있으면서 엉덩이를 높여 보조를 맞추지도, 소리도 전혀 안 내는 막대기에게 무슨 서비스를 어떻게 해주겠는가.

  섹스에 있어서 불만족은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결함보다는 두 사람 모두의 노력 부족이 원인이다. 서로를 충분히 모르는 상태로 계속 섹스를 하고, 이런 식의 2% 부족한 섹스가 패턴화 되면 그것은 위험하다. 남자에게 실패의 경험은 너무 크다. 여건이 안 될 때는 억지로 하려고 하거나 오르가슴을 가장하기보다 분위기 좋을 때를 봐서 다음을 기약하는 게 낫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