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삼성 코엑스 맨즈쇼 - 케이엠피×바나나몰’ AV 배우 사쿠라이 아유 팬 사인회
서울특별시 강남구 삼성동 159 번지. 흔히 코엑스라 불리는 한국종합무역센터는 대한민국 마이스 산업의 중심지로 불린다. 각종 전시 관람객, 커플부터 가족과 나이 많은 장년 부부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대중이 코엑스에 몰린다.
2017년, 삼성 코엑스에서 열린 ‘맨즈쇼 2017’에 특별한 행사가 있었다. 성인용품 기업 바나나몰이 주최한 AV 배우 사쿠라이 아유 사인회였다. 서울 트렌드와 비즈니스의 중심에서 열린 AV 스타의 팬 사인회는 성문화 인식의 발전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
우여곡절이 많았다. 2006년 국내 최초의 ‘성교육 박람회’를 표방했던 ‘섹스포’는 행사 당일 예정되어 있던 일정 대부분을 취소하며 방문객의 분통을 샀다. 당초 기획 과정에서 선정성이 문제가 돼 시민단체의 반발을 샀다. 아직 성인용품이 완전 합법화되기도 전 단계였다.
2014년 성인용품의 판매와 구입을 국가가 공식적으로 인정하면서 인식 변화에 속도가 붙었다. 청담과 홍대 그리고 의정부 등 젊은 층이 밀집한 곳에 성인용품점이 들어서있다. 인기 예능 프로그램에서 성관계와 자위 등 노골적인 얘기를 토크쇼 형태로 말하기 시작했다.
인식이 바뀔 때 문화가 성장하고, 문화가 성장하는 과정에는 콘텐츠가 빠지지 않는다. 트렌드 미디어를 다루는 언론인 이우람 편집장과 바나나몰 기획 업무에 종사하고 있는 정윤하 칼럼니스트는 성문화와 성인용품의 콘텐츠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전혀 다른 두 곳에 종사하고 있는 두 사람, 이우람 기자와 정윤하 칼럼이 한 가지 사안을 놓고 벌이는 문화대담. 언론인과 성인용품 기획인의 젊은 성문화에 대한 마지막 이야기가 이어진다.
▲ AV 배우 내한 행사, 장애인 성교육 세미나, 홍대 클럽 파티 등 다양한 성문화 콘텐츠 <사진 제공=바나나몰>
#5 성인용품과 성문화의 콘텐츠화는 어디까지 가능할까?
이우람 기자: 앞서서 나온 얘기지만 바나나몰은 많은 콘텐츠를 기획하고 시도하고 있잖아요?
정윤하 칼럼: AV 배우 내한이나 클럽 파티, 장애인푸른아우성 같은 시민 단체와의 협업, 출판·집필 등 굉장히 다양하게 하고 있죠.
이우람 기자: 앞서 말한 텔레비전, 잡지 등 미디어 콜라보레이션은 물론이고 말이죠.
정윤하 칼럼: 이우람 편집장께서는 언론인으로서 성인 소재의 콘텐츠화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하네요.
이우람 기자: 이게 참 쉽지는 않겠죠. 외국은 이미 많이 발전했지만 우리는 아직 멀었다는 느낌이 솔직히 있어요.
정윤하 칼럼: 그래도 저희가 나름 글쟁이 출신들인데, 그니까, 그, 방안을 한 번 찾아보는 게 우리 아니겠습니까(웃음). 물론 저야 나부랭이지만, 편집장님은 출중하시잖아요.
이우람 기자: 하하하. 근데 어느 정도의 콘텐츠야 만들겠는데, 결국엔 수위 같아요. 지금 우리나라에서 기준으로 하고 있는 게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식이니까(웃음).
정윤하 칼럼: 그 기준이라는 게 참. 예를 들어 하마사키 마오 팬미팅을 보면, 당시 주류 언론에서도 많이 다뤘거든요. 당시엔 사진도 영상도 주류 언론으로 나갔어요. 근데 막상 언론보다 수위에 있어 자유로운 유튜브 같은 곳에서는 제재를 하고.
이우람 기자: 아이러니하죠.
정윤하 칼럼: 성인용품도 그렇잖아요? 기준을 명확히 하고 있지 않은 부분은 그냥 미풍양속이라는 단어 하나로 퉁 친다고요. 그래서 법을 다루는 사람끼리도 성향에 따라 의견이 갈려요(웃음).
이우람 기자: 아, 그런가요?
정윤하 칼럼: 물론 이런 숙제들이 있기 때문에 바나나몰 등 기업들이 성문화 인식 개선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겠죠.
이우람 기자: 기사를 쓰고 라디오를 진행하는 제 입장에서도 이쪽에 관한 콘텐츠는 굉장히 흥미롭긴 해요.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봐요.
정윤하 칼럼: 동감합니다.
이우람 기자: 사실 격투 스포츠라는 것도 굉장히 마니악한 분야였잖아요?
정윤하 칼럼: 그랬죠. 다만 붐은 분명히 있었죠. 성인용품 시장처럼 말이죠. 붐이 불 때 유능한 사람도 많이 왔고. 결국 장사가 ‘판다’라는 의미라면, 콘텐츠도 장사죠. 얼마나 봤느냐, 얼마나 노출됐느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느냐. 그런 점에서 좋은 소재였던 시절이 있었죠.
이우람 기자: 그런 걸 따지면 성인용품의 가능성은 정말 커요. 격투 스포츠라는 건 한계가 있고, 직접적인 돈이 돌기는 어려운 판이잖아요.
정윤하 칼럼: 그렇죠. 싸움을 파는 건데, 물건을 파는 것과 같을 수 없겠죠. 성인용품이나 성문화는 직접적으로 물건을 사고 팔고, 우리의 생활을 사고 파는 거니까.
▲ 성인용품의 기술 진보를 보여주는 우머나이저(좌), 새티스파이어(우) <사진 제공=바나나몰>
#6 성인용품의 종류, 가장 핫(HOT)한 아이템
이우람 기자: 일본어도 잘 하시겠네요.
정윤하 칼럼: 야한 동영상 볼 정도만 되는 거죠(웃음).
이우람 기자: 하하하. 다시 본론으로 넘어가죠. 최근에 제주도 등 관광지에서도 성인용품, 성문화 박람회 같은 게 열렸죠. 너무 어렵게 생각하지 않도록, 재밌고 즐겁게 생각할 수 있도록 사회가 바뀌고 있는 거 같아요.
정윤하 칼럼: 그렇죠.
이우람 기자: 이런 과정 속에서 구매까지 이어지는 거 같아요. 근데 아직 전 성인용품에 대해 잘 모릅니다. 콘돔 같은 피임 도구도 성인용품인지, 범주를 어디까지 놔야 할까요?
정윤하 칼럼: 지금은 성인용품 종류가 엄청나게 많아졌으니까요. 이젠 ‘우리가 성생활에서 특정 용품을 쓴다’라고 한다면, 그게 곧 성인용품이 될 수 있다고 보는 게 맞을지도 모르겠어요. 참고로 콘돔 역시 정확히 따지자면 의료기기로 분류됩니다. 이번에 바나나몰을 통해 판매가 시작돼 화제였던 사가미 0.01 콘돔도 의료기기였기 때문에 4년간 들어오지 못한 부분이 있었어요.
정윤하 칼럼: 아하.
정윤하 칼럼: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기구들 외에도 페로몬 향수나 로션, 오일 종류도 성인용품점에서 판매하는 경우가 많잖아요.
이우람 기자: 의외로 많은 상품이 성인용품 범주에 들어간다고 봐야겠어요. 바나나몰의 상품은 어느 정도죠?
정윤하 칼럼: 엄청나게 많죠. 상상을 초월하는 제품도 많아요(웃음).
이우람 기자: 하긴 요즘 혼자 사시는 분들도 많아졌으니까. 아니, 그렇구나! 혼자 쓰는 게 있고, 커플이 쓰는 게 있고 그런 식이겠네요.
정윤하 칼럼: 남녀 홀로 사용하는 것도 있고, 커플이 쓰는 것도 있고. 외에도 카테고리가 엄청나게 많죠(웃음).
이우람 기자: 마지막으로 궁금한 게 하나 있는데요. 요즘 젊은 분들에게 가장 핫(HOT)한 제품은 뭡니까?
정윤하 칼럼: 개인적으로는 ‘우머나이저(Womanizer)’와 새티스파이어(Satisfyer)’라고 봅니다.
이우람 기자: 우머나이저, 새티스파이어?
정윤하 칼럼: 주로 여성들이 사용하는 성인용품이죠.
이우람 기자: 외국 영화 같은 거 보면, 여성들이 길게 생긴… 용품을 사용하던데 그런 거 맞나요?
정윤하 칼럼: 기존 여성 용품은 대개 그런 식이었는데 얘네는 조금 달라요. 그래서 혁명이라 부르는 사람이 많아요. 일단 굉장히 세련된 디자인을 가져서 인기가 좋고요. 성인용품으로 보이지 않을 정도예요.
이우람 기자: 음…
정윤하 칼럼: 기기에 구멍 하나가 있어요. 그 구멍이 바람을 흡입해요. 원하는 부위에 대고 흡입과 파장을 즐기는 제품이에요. 이게 서양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누렸어요. 국내도 마찬가지고.
이우람 기자: 발상이 완전히 다르네요.
정윤하 칼럼:그렇죠. 그 외에는 뭐 VR 기기나 스마트폰 연동 기기? 이런 게 인기가 좋죠.
이우람 기자: VR이면 가상 체험이고, 스마트폰 연동 기기는 스마트폰으로 작동시키는 거군요. 하긴 요즘 트렌드 자체가 VR, 스마트폰 중심으로 발전하고 있으니까.
정윤하 칼럼: 성인용품 기술도 발전이 대단히 빨라요. 성인용품의 발전사로도 인류의 기술 진보를 느낄 수 있어요.
이우람 기자: 많은 분들이 이거 보시면 검색해 보실 거 같은데(웃음).
정윤하 칼럼: 하하하.
<문화대담 ‘언론인과 성인용품 기획인, 젊은 성문화를 보다’편 끝>
이우람 기자(
[email protected])
MHN 문화뉴스 편집장
MAFO FM 100.7 Mhz ‘#이우람의 트렌드피디쇼’ 진행자, DJ
정윤하 칼럼니스트(
[email protected])
㈜옐로우노벌티스 성인용품점 바나나몰 기획팀
前 SPOTV NEWS 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