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 화류계에서 ‘도우미’라고 하면 거의 ‘여성 도우미’를 의미한다. 술자리 등 밤에 도우미를 찾는 사람들 대부분이 ‘남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성의 사회 진출이 늘고 욕구를 드러내는 것을 꺼리지 않게 되면서 ‘남성 도우미’도 등장했다. 최근 들어서는 눈에 띌 만큼 일반화되는 추세마저 보이고 있다는 소식이다. 이런 남성 도우미들의 영업 방식과 만남 형태는 무척 다양하다고 한다. 20대 청년들은 인터넷 카페 등에 글을 올리며 자신과 만날 여성을 구하고, 30대 중반~40대 초반의 ‘아빠’들은 중저가형 호스트바(호빠)라고 할 수 있는 ‘아빠방’에서 일을 한다.
특이한 것은 이들 대부분이 ‘생계형’이라는 점이다. 직장을 잃거나 돈을 벌 기회가 막혀 자신의 몸을 팔아 생계를 유지하는 사람들이라는 것. 또한 이들은 때로 여성들의 ‘과격한 요구’에 괴로워하면서도 어쩔 수 없이 성적인 봉사를 한다고 한다. 남성 도우미에 대한 수요가 늘자 일부에선 아예 ‘남성 도우미 보도방’까지 생기고 있는 실정이라고 한다. 요지경 세상, ‘남성 도우미’의 세계를 르뽀전문 인터넷신문 <헤이맨뉴스>에서 엿봤다.
39세의 이 아무개 씨. 그는 지난해 말까지만 해도 직장에 다니고 있었다. 대기업이나 공기업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월급이 밀리지 않고 꼬박꼬박 나오는 회사였다. 하지만 불황의 파고는 한순간에 쓰나미처럼 회사를 덮쳤다. 거래업체가 부도를 맞았고 그 여파로 회사도 문을 닫고 말았다. 결국 그는 2009년을 며칠 앞둔 지난해 12월의 어느 날 차가운 거리로 쫓겨나고 말았다.
그런데 그는 홀몸이 아니었다. 자식은 둘이나 있었고, 아내는 전업주부였다. 직장을 잃고 한 달간 직장을 구하기 위해 이러저리 뛰었지만 직장을 구하기는커녕 지출만 늘어났다. 결국 위기를 느낀 그가 선택한 것은 ‘아빠방’이었다. 물론 그도 이 일을 하는 것이 죽기보다 싫었지만, 한 살짜리 아기와 여섯 살짜리 아이를 위해서는 더 이상 버틸 수 없었다. 그나마 그는 키가 크고 외모도 훤칠해서 아줌마들에게는 꽤나 인기가 있었다. 그는 일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월수입 300만 원을 넘어섰다. 당장 경제적인 걱정은 덜었지만 늘 아내와 자식을 볼 때마다 죄를 짓고 있다는 기분이 든다고 했다. 그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내는 지금도 내가 그냥 24시간 호프집에서 서빙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먹고 살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시작한 일이지만, 이런 세상이 있다는 것을 예전에는 몰랐다. 여자들이 남자에게 술을 따르게 하고, 남자를 자신의 노예처럼 부리면서 즐거워할 수 있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다. 정말로 세상은 요지경이었다. 섹스를 밝히는 중년 여성들이 그렇게 많다는 것도 예전에는 미처 몰랐다. 또 그렇게 돈을 펑펑 쓰는 여자들을 눈으로 본 것도 처음이었다. 그런 여자들을 보면서 자괴감을 느끼기도 하고, 위화감이 들기도 했지만 어떻게 하겠나. 지금의 내 생활이 이것저것을 따질 상황이 아니지 않은가.”
그가 다니고 있는 아빠방은 이른바 ‘중년 여성들을 위한 중저가 호빠’다. 원래 호빠는 상당히 값비싼 술집이었다. 2~3명만 가도 200만~300만 원의 비용이 들었다. 따라서 과거에는 일부 유한마담 혹은 룸살롱 나가요 아가씨들이나 다닐 수 있었다. 하지만 호빠가 일반 대중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고 자연스럽게 일반 여성들도 관심을 갖다보니 ‘아빠방’이라는 새로운 콘셉트의 업소가 탄생한 것이다. 현재 아빠방은 서울 전역의 여러 곳에서 성업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대개가 과거에 정통 호빠에서 서비스하던 ‘선수’들이 나이가 들면서 창업을 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과거의 인맥은 물론 그 인맥을 통해서 새로운 손님들을 소개받으면서 지속적으로 영업을 확대하고 있다. 불경기라고는 하지만 돈을 쓸 수 있는 계층들은 여전히 있기 마련이라 이들 업소들은 ‘호황’까지는 아니더라도 현상유지는 하고 있다고 한다. 아빠방을 이용하는 여성층은 매우 다양하다. 이제는 가격도 낮아지고, 남성 도우미에 대한 존재도 많이 알려졌기 때문에 평범한 가정주부들조차 호기심을 이기지 못해 아빠방을 찾는 경우가 적지 않다고 한다.
취재진은 잠시 한국에 나왔다는 한 여성을 만날 수 있었다. 그녀는 나이가 40세가 다 됐지만 아직도 섹스 파트너가 없어 몹시 ‘굶주린 상태’라고 자신을 표현했다. 그녀는 누가 됐든 하룻밤 같이 지낼 남자가 필요하다고 했다. 여자들의 바로 이러한 심리가 아빠방이 존립 근거가 되기도 한다. 이 여성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보자.
“여자들은 외로움을 심하게 타면 때로 길가다 만난 남자하고도 자고 싶은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럴 때 만약 아는 호빠 선수가 있거나 아는 아빠방이 있으면 택시라도 타고 달려간다. 남자들이 섹스 자체를 밝히는 성향을 가졌다면 여자들은 외로움 때문에 섹스를 추구하는 경향이 있다. 아마도 나 같은 여자들이 있기 때문에 그러한 아빠방들이 인기를 끄는 것 아니겠나(웃음). 하지만 외로움 때문이 아니더라도 한번쯤 경험해 보고 싶은 것이 남자 도우미들이다. 짓눌려 살아온 주부일수록 나를 왕비처럼 대해주고 나의 말이라면 뭐든 들어주는 남자를 잠깐이나마 곁에 두고 싶은 욕망이 더 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어쨌든 이제 아빠방은 화류계의 또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를 잡았다. 또한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인기를 끌 것으로 전망된다. 한 룸살롱 영업상무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아가씨들이 호빠에 중독되는 이유는 뭘까. 돈을 쓰는 맛, 그 돈을 쓰면서 자신의 우월감을 느끼는 것, 그리고 자신이 주도하는 섹스를 하고픈 것 등이다. 물론 외로움을 이기기 위한 목적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어떤 면이 됐든 앞으로 아빠방을 찾는 여성들은 더 많아질 것으로 본다. 전체 여성들 중에서 아빠방을 경험해본 이는 아직 극소수에 불과하지 않는가. 이것은 바로 잠재적인 수요를 짐작케해주는 근거가 될 수 있다. 남자들은 성인이 되고 사회생활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룸살롱을 경험하지만 여자들의 경우는 다르다. 남자들처럼 자연스럽게 아빠방을 접할 기회는 거의 없다. 이 말은 욕망을 드러낼 기회를 잡지 못한 잠재적인 여성 고객들이 얼마든지 있다는 얘기와 일맥상통한다.”
남성도우미들이 늘면서 일부에선 아예 ‘남성도우미 전용 보도방’도 생겨나고 있다. 이는 남성도우미들이 ‘프리랜서’로 활약하기 시작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초기엔 주로 한 업소에 ‘적’을 두고 일했다면 최근의 남성 도우미들은 대부분 새벽이나 아침까지 일하고 휴식을 취하고 저녁이 되면 다시 보도방 차량을 타고 이곳 저곳을 돌아다니며 여성 손님들을 접대한다.
이는 또 다른 ‘변종 업소’를 만드는 물적인 토대가 됐다. 낮에는 누가 봐도 일반적이고 정상적인 영업을 하지만 늦은 밤이 되면 호빠나 아빠방으로 변해서 ‘2부 영업’을 하는 업소들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업소들은 대개 홍보를 하지 않고 오로지 아는 사람들의 입소문을 통해서만 영업을 한다. 밤이 되면 여성들이 모여들고 업주는 보도방을 통해서 남성 도우미를 조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영업이 늘다보니 20대 프리랜서 남성 도우미들도 덩달아 늘고 있다. 그들은 보도방을 통해서도 영업을 하지만 한편으로는 독립적으로 나홀로 영업을 하기도 한다. 인터넷에 자신의 신상과 전화번호를 공개하고 다수의 대중을 상대로 영업을 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잠시 그들의 광고 문구를 살펴보자.
‘시흥에 사는 꽃미남 비슷한 외모의 20대 남성입니다. 오늘 밤 화끈하게 모시겠습니다. 저를 노예처럼 부려주실 누님을 찾습니다. 키는 181, 몸무게는 67로 어딜 가도 빠지지 않습니다. 전화번호는 010-XXXX-XXXX입니다.’
‘저는 대학교 4학년, 한창 팔팔한 나이구요, 대학 등록금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는 순수파 청년입니다. 누나들의 밤을 럭셔리하게 빛내드리겠습니다. 언제든 문자, 전화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