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자가 많고 활동성이 좋으면 정력이 센 것인가요? 새신랑이 될 남성의 웨딩검진 상담을 받을 때마다 종종 이런 질문을 받곤 합니다. 정액 검사로 알 수 있는 정자 숫자가 많고 정자의 활동성이 크면 정력이 남다른(?) 것인지 궁금해 하는 것이지요. 신부를 맞아 첫날밤을 치러야할 남성에게 이것만큼 중요한 것은 없을 것입니다. 그래서 그 질문에 대한 답으로 “Yes!”를 외치곤 합니다. 정자는 곧 생명을 잉태시키는 남성의 씨앗이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이에 대해 남성들은 고개를 갸웃거리곤 합니다.
언뜻 생각하기에 정자수와 정자의 운동성이 정력과 상관있다는 말이 이해가 잘 가지 않는다는 것이지요. 정액 속에 정자가 그렇다고 해서 밤에 힘이 ‘불끈’ 솟을 리가 없지 않느냐며 반문을 제기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명백한 사실입니다.
흔히 ‘정력이 좋다’라는 말의 의미가 ‘지칠 줄 모르고 관계를 할 수 있다’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정력을 단순히 남자의 성적(性的) 능력. 스태미나의 개념에서 파악하기보다는 남성 생식에 관한 총체적인 시각에서 접근할 필요가 있습니다. 정력이란 곧, 여성에게 건강한 아기를 잉태하게끔 해줄 수 있는 능력이라고 보는 것이 맞습니다.
그런데 현대에는 흡연과 과음, 나쁜 식습관 등으로 정자수가 부족하거나 활동성이 떨어지는 것은 물론, 심지어 기형(奇形)인 정자를 가진 남성들이 늘고 있습니다. 이것은 젊은 연령대 부부에게서 불임이 자주 관찰되는 이유와도 직결되는 문제입니다. 건강한 씨앗 없이 밭에서 훌륭한 수확물을 얻을 수는 없으니까요. 또한 흡연과 과음 등의 나쁜 습관은 남성의 발기부전, 전립선 질환에도 악영향을 미치므로, 당연히 정자의 양과 질도 달라질 수밖에 없습니다. 정자가 생성되고 분출되기까지 여러 생식기관의 도움을 받아야 하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정자의 상태는 곧 남성의 건강상태를 알 수 있는 바로미터이기도 합니다.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면 당연히 건강한 정자를 가질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부실한 정자를 갖게 될 테니 말입니다. 그리고 이런 남성들이 체력적으로도 떨어질 수밖에 없겠지요. 정자의 운동성이 좋기 위해서는 전립선 건강이 뒷받침 되어야 합니다. 물론 유전적인 결함이 없다는 전제에서 입니다.
설령 부실한 정자를 가지고도 ‘밤의 제왕’타이틀을 가질 수는 있겠으나, 이는 몹시 드문 일이며 허울 좋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음을 알려주고 싶습니다. 따라서 남성들은 정자왕 = 정력왕이라는 공식을 염두에 두고, 건강관리에 신경을 쓰는 것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