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40대 이씨는 요즘 말 못할 고민이 생겼다. 몇달 전부터 밤이 무서워지기 시작한 것이다. 아내와의 잠자리에서 발기가 되지 않기 시작한 후부터다. 아내에게는 자존심이 상해 말조차 못 꺼냈다. 회사 일로 피곤하다며 먼저 잠자리에 들거나 애꿎은 술자리를 만들어 집에 늦게 들어가는 일이 많아졌다. 아내는 아내대로 '남편이 왜 이러나'하는 생각이 들었고, 부부 사이에는 어느새 골이 깊어지기 시작했다.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누구나 어느 순간 밤이 두려운 남자가 될 수 있다. 특히 마흔이 넘어가면 남성 갱년기로 인해 발기력 감퇴나 성욕 저하, 만성 피로감, 기억력 장애, 복부 비만, 근력 감퇴 등의 증상을 호소하게 된다. 여기에다 가정에 대한 책임감, 직장에서의 일과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 미래에 대한 불안감 등 정신적인 요인들은 더욱 발기력을 감소시키게 마련이다.
많은 수의 환자들은 정신적 요인에 의한 심인성 발기부전을 호소하고 있는데, 이 경우 스트레스 등 정신적 요인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약물 치료를 병행하면 자신감을 회복하고 발기부전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정신적 요인의 극복은 때로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경구용 약물이나 자가 주사요법의 병행도 필요하다.
또한 남성 갱년기로 인한 문제는 남성 호르몬 보충 요법을 통해 발기력을 향상할 수 있다. 남성 호르몬은 성욕이나 성기능, 기분, 골대사, 근육과 신체지방 분포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이 때문에 남성 호로몬을 보충하면 복부 비만이 감소하고 근육량과 골밀도가 증가한다. 이 외에 지질대사를 개선해 중성지방과 콜레스테롤을 감소시킨다. 하지만 이러한 호르몬 요법은 전립선암 등을 유발할 수 있어 비뇨기과 전문의 상담이 필수적이다. 이와 함께 효능이 증명되지 않고 부작용 등이 생길 수 있는 정체불명의 정력제나 민간요법을 찾는 것은 삼가해야 한다. 효과보다는 부작용이 더 클 수가 있기 때문이다.
'고개 숙인 남자'는 반드시 전문의를 찾는 게 중요하다. 밤에 아내의 샤워 소리 듣는 것보다는 낮에 전문의를 찾는 게 덜 무섭기 마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