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 말에 ‘낫 좋으라고 갈지 숫돌 좋으라고 가느냐’라는 말이 있다. 낫 갈 때 숫돌은 어떻게 되어도 관계없다는 말인데. 그러나 숫돌도 숫돌 나름이다. 나쁜 숫돌은 낫을 망칠 수 있고, 낫 또한 나쁘면 숫돌을 망가뜨릴 수 있다.
결혼한 지 7년 된 Y씨는 토끼 같은 아들, 딸과 아직 젊고 예쁜 아내, 그리고 제 이름으로 된 집에서 살고 있다. 누가 보아도 부러울 게 없는 남자이다. 그러나 이 사람에게도 남 모르는 고민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스몰 콤플렉스’다. 그것은 혼자만의 고민이 아니다. 그동안 부인에게 미안하다는 죄책감으로 나름대로 각고의 노력을 해 보았다.
낫 좋으면 숫돌도 좋아진다는 희망을 가지고. 하체가 좋아진다고 아침마다 조깅을 했고, 누군가 음경이 커진다고 수영을 해보라고 권하자 회사 옆 수영장에 등록해 놓고 매일 일과가 끝나기 무섭게 수영을 했다. 정력에 도움이 된다고 못 먹는 보신탕에도 입을 대보고, 시간이라도 오래 끌어보자고 일회용 연고제를 바르고 관계를 해 보기도 했다.
그러나 아무런 소용이 없었다. 하루하루 죄책감만 깊어갈 따름. 그는 자신의 음경이 변변치 않고 기술이 없어 그렇다고 고민을 털어놓으며 마지막으로 음경확대술이라도 받아보자고 필자를 찾아왔다. 보기 좋은 떡이 먹기도 좋을 것이란 이론이다. 과연 그럴까하고 생각했지만 본인은 심각하다. 이럴 때는 일단 수술을 해주어야 한다. 그 부인에 대한 진단도 필요하지만 우선 열등감부터 벗어나게 해주어야 겠다는 생각이다. 수술 후 20일 정도 지나 보기 좋은 떡(?)으로 관계를 시도했지만 결과는 마차가지였다. 병원으로 오게 하여 문진을 해 본 결과 문제는 바로 부인에게 있었다. 바로 부인은 성적욕구나 성적인 감흥을 전혀 끌어낼 수 없는 그런 여자였던 것이다.
불감증, 본인의 성욕 없이는 치료 어려워 드물지만 이런 여성이 가끔 있다. 이유로는 호르몬 관계 분비의 불균형이나 성장과정의 정신적 상처나 심리적 성 혐오, 또는 발생기 성신경의 생성 미숙이나 분포 미개로 인한 경우이다. 드물게는 음핵표피의 과다로 인한 감각전달 불능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으나, 표피를 절개해 주어 바로 효험이 있었다는 경우를 가끔은 볼 수 있다.
그러나 성적인 욕구나 감흥 없이는 아무리 좋은 굿 페니스나 롱 타임으로도 오르가슴을 얻어내기는 힘들다. 신체적으로 성숙되었음에도 욕구가 없고 자극에 대한 반응이 없는 여성은 실제적 치료도 어렵다. 이런 문제를 남성자신의 단소음경에 기인한 것으로 속단하여 고민할 필요는 없다. 잘 생긴 또 다른 Y씨, 그는 재산의 기반도 있고 체격도 좋아 젊었을 때도 바람깨나 피고 어지간히 부인을 속 썩히는 듯 하다. 어느 날 엉큼한 다른 생각이 있었는지 확대수술과 확장수술, 조루수술까지 받았다. 보통 수술 후 2∼3주는 금욕을 해야한다. 그 기간을 용케 참아내고 첫 케이스를 부인에게 봉사(?)했겠다. 그런데 숫총각 같은 심정으로 정성을 기울였든지 첫 관계에 그만 부인이 그 좋은 낫 덕인지 남편에게 ‘푹’ 빠져 버린 것. 그날 밤 이후 남편대접이 360도 달라졌다.
Y씨도 만족감에 들뜬 부인을 보자 그냥 사랑스러워지고 없던 정이 새록새록 솟아나더라는 것. 여태까지 자신의 잘못도 주마등처럼 스치며 부부의 연은 이것으로 더욱 깊어지고 확대수술은 사랑수술이 된 셈이다. 이렇게 낫 좋고 숫돌 좋으면 모두가 행복할 텐데, 세상은 좋은 낫과 숫돌만 있지는 않은 법이다. 그럴 때마다 서로가 좋은 낫이 되고 숫돌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며 살아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