깜빡 속아 넘어가게 본 모습을 포장하는 불량 남자도 문제지만, 옥석을 골라낼 줄 모르는 나도 문제다. 남자 심리에 도가 튼 문화 전문가 김지룡과 성공한 남자의 습성을 꾀고 있는 경제 전문가 이상건이 ‘만나야 할 남자 vs 만나지 말아야 할 남자’에 대한 기준을 명쾌히 제시한다
의외로 괜찮은 명품 남자 골라내기 놀 때 화끈하게 놀지 못하는 남자 “남자친구는 일 빼고는 뭐 하나 제대로 할 줄 아는 게 없어요. 노래방에선 5년 전에 유행한 노래를 부르고, 그 흔한 미니홈피도 없어요. 데이트하다 말고 프로젝트와 관련된 메일을 확인한다며 PC방에 잠깐씩 들르곤 해요.”
▷ ‘일할 때는 일하고 놀 때는 화끈하게 놀자’고 말하는 남자들은 대개 일은 시원찮게 하면서 놀기만 잘하는 남자이다. 일을 잘하는 사람들은 놀면서도 일 생각을 한다. 아무것도 하지 않고 쉴 때도 왠지 모를 죄책감에 시달린다. 진짜로 일을 잘하는 남자라면 “놀 때는 놀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돼서 걱정입니다”라고 말하는 법이다. 재충전의 중요성을 알기 때문에 놀려고는 하는데 잘 놀 줄 모르는 사람은 아무 문제 없는 사람이다.
주말에 정신적인 재충전을 하는 남자 “제 남자친구는 양복 위에 책가방을 메고 다녀요. 동시에 여러 책을 읽어서 들고 다닐 책이 많다나요. 그러면서도 인터넷 실명제 등 시사적인 문제에 대해 논쟁이 붙으면 자기주장을 확실히 펴지도 않아요. 다른 남자들은 사회적인 이슈에 대해 말도 잘하던데…. 책은 폼으로 끼고 다니는 걸까요?”
▷ 시사 문제에 밝은 남자는 뉴스를 많이 봐서 기자의 생각을 외우는 것이지, 생각의 깊이가 있는 건 아니다. 언제나 변하지 않는 삶의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성찰하게 하는 건 뉴스가 아니라 책이다. 특히 주말에 책을 통해 정신적인 재충전을 하는 사람은 성공할 남자다. 주중에 화끈하게 일해서 주말에는 잠을 자거나 TV를 봐야 한다고 생각하는 남자는 자신이 화끈하게 일했다고 믿고 있을 뿐이다. 진정으로 화끈하게 일해서 생긴 피로는 정신적인 재충전을 해야 풀린다.
자기 자신을 믿지 못하는 남자 “남자친구는 카드 한도액이 올라가 있으면 전화를 해서 다시 줄여달라고 하죠. ‘왜 그러냐’고 묻자 ‘술에 취해서 무리하면 안 되니까’라고 해요. 자신의 의지로 카드 사용을 통제할 수 없는 인간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 1년 365일 24시간 내내 제정신을 유지한다는 건 성인군자나 할 수 있는 일이다. 경제적으로 성공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을 과대평가하지 않는다. 못 미더운 자기 자신이 ‘사고치는 것’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여러 가지 장치를 해놓고 산다. 카드 한도액을 미리 줄여놓는 것은 의지박약 때문이 아니다. 술이나 분위기에 취해 ‘내가 쏜다’는 발언을 할 수 없도록 미리 상황을 조작한 현명한 일이다.
남자들에게 특히 인기 많은 남자 “제 남자친구는 저보다 친구를 더 챙겨요. 친구 아버지가 돌아가셨다며 데이트를 취소하고 상갓집에서 밤을 새우는 건 기본이고 동기 모임, 친구 모임 등 모임이 너무 많아 데이트 날짜 잡기도 힘들어요.”
▷ 남자들은 서열 구조에 익숙하다. 서로 높은 자리를 차지하려고 경쟁하기 때문에 남자들은 서로에게 잘 매료되지 않는다. 그런데도 남자에게 인기가 있어 여기저기 불려 다닌다면 그건 그가 ‘진국’이라는 뜻이다. 단, 단순히 같이 술 마시거나 놀자는 전화보다는 안부 전화나 업무 관련 전화가 많아야 한다. 여자에게 인기 있는 남자는 ‘다른 여자들도 탐내는 남자를 내 남자로 가졌다’는 우월감을 줄 순 있겠지만, 그게 살아가는 데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
작은 일에도 ‘고맙다’는 말을 하는 남자 “남자친구와 길을 가다 어떤 남자에게 길을 물었는데, 그 사람이 퉁명스럽게 ‘잘 모르겠다’고 했어요. 저는 기분이 약간 상했는데 남자친구는 속도 없는지 ‘감사합니다’라고 말하더라고요.”
▷ 억대 연봉자들은 우산 같은 작은 선물을 받아도 ‘고맙다’는 인사 표시를 꼭 한다. 감사의 표현을 할 줄 모르는 남자들은 “내가 어떤 사람인데 그런 작은 일에 고마워 해”라며 쪼잔한 자존심을 내세우는 형편없는 인간들이다. 이런 남자들은 다른 사람들의 마음을 얻을 수 없다. 경제적으로 성공하려면 개인의 능력도 중요하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얻을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하고, 그건 감사의 표시에서 시작된다.
실속 없는 짝퉁 남자 골라내기 심하게 다툰 후 진한 애정 공세를 펼치는 남자 “남 자친구가 휴가를 함께 보내기로 한 약속을 일방적으로 취소해버려서 크게 다툰 적이 있어요. 다음 날 남자친구가 만나자고 전화를 해서 약속 장소에 나갔어요. 길거리 한가운데 서 있는데 갑자기 오자마자 끌어안더니 키스를 하는 거예요. 마음의 응어리가 녹아내리는 느낌이었어요.”
▷ 이런 남자는 당신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저질인 남자에 해당할지도 모른다. ‘북어와 여자는 두들겨주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마초들은 여성과 문제가 생기면 애정 공세로 해결하려고 한다.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하는구나’라고 착각하지 마라. 그 남자는 여성의 마음은 육체관계로 다스리고 조종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부류다. 문제를 대화 이외의 것으로 풀려는 남자들은 모두 피해야 한다.
남자친구들 모임에 나를 단 한 번도 데려가지 않는 남자 “남자친구가 친구 모임에 저를 데려가지 않기에 왜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친구들이 여자 오는 거 싫어해’라며 짜증 섞인 목소리로 말하더라고요.”
▷ 남자친구가 당신을 모임에 데려가지 않는 이유는 첫째, 당신과 만나는 것을 쪽팔려 하고 있는 경우. 둘째, 친구가 하나도 없거나 도무지 당신에게 보여줄 수 있는 멀쩡한 친구가 없는 경우. 셋째, 당신에 대해 오만가지 거짓말을 한 선수인 경우. 이 3가지가 전부라고 생각하면 된다. 친구 모임에 당신을 데려가지 않는다면 연애 전선에 비상등을 켜야 한다.
길을 물어볼 땐 여자에게 시키는 남자 “남자친구는 운전하다 길을 모르면 꼭 저에게 물어보라고 해요. 직접 물어보라고 하면 자신은 운전해야 하기 때문에 안 된다고 하고요. 도대체 왜 이렇게 주변머리가 없는 것일까요?”
▷ 길을 물어보는 걸 좋아하는 남자는 없다. 길을 묻는 것을 자신의 무능력을 보여주는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그걸 극복하는 것은 옆의 여자를 챙기겠다는 책임감을 가졌다는 뜻이고, 그걸 실천할 용기도 있다는 것이다. 주변머리가 없다는 건 상황에 따라 적절한 행동을 취할 능력이 없다는 의미이고, 그런 남자들은 인생의 기회를 잡기보다는 무작정 기다릴 부류의 사람들이다. 위기에 취해 ‘내가 쏜다’는 발언을 할 수 없도록 미리 상황을 조작한 현명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