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마다 텐트 치는 남자
요즘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텐트는 던지듯이 확 뿌리기만 해도 자동으로 알아서 펼쳐지면서 세워진다. 1990년대 까지만 해도 텐트의 한 복판에 기둥을 세우고 텐트의 네 귀퉁이 끝에 달린 고리를 일일이 지면에 박아 고정하는 텐트가 사용됐었는데, 이제는 텐트 속에 둥그런 프레임이 있어서 자동우산처럼 저절로 알아서 펴지는 것이다. 배낭 속에 텐트랑 코펠을 넣고 여행을 떠나 야영을 해봤던 추억이 있는 사람이거나 군대 시절 막사 텐트를 치고 훈련을 했던 남자라면 누구나 텐트 치는 방법 정도는 알고 있을 것이다.
설령 그 방법을 모른다 하더라도 건강한 남자라면 매일 아침 자신의 신체에서도 텐트가 쳐지는 것을 관찰했을 것이다. 비록 텐트의 크기나 높이는 제각기 다르지만 사춘기가 지난 남성이라면 누구나 아침이 되면 발기가 되고 그것이 텐트의 가운데 기둥을 세운 모습과 같아 ‘텐트 쳤다’라고 말하게 된다. 정말 건강한 남자라면 속옷이나 잠옷으로 텐트를 치는 것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되어 덮고 있는 이불로까지도 텐트를 치게 된다.
한겨울에도 일주일에 한번은 시동을 걸어줘야 자동차의 수명이 오래 가는 것처럼 수면 중에 일어나는 자연발기현상은 발기조직에 찌꺼기가 끼지 않도록 신선한 혈류가 공급되면서 음경해면체의 신진대사가 왕성해지고 혈관 벽에 낀 노폐물을 청소해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무조건 수면 중에 3번 이상, 그것도 20분 이상씩 자연발기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정상적인 생리반응이다. 그러다 보니 자연 한창 때의 젊은이는 아침에 일어날라치면 지나치게 팽창된 거시기 때문에 벌떡 기상을 하다가는 남 보기 부끄러운 쑥스런 경험도 하게 된다.
그런데, 이런 정상적인 생리반응이 없어지면서 아침마다 아무리 확인하려 해도 도무지 텐트가 쳐지지 않는 사람도 있다. 새벽발기가 그렇다면 평상시의 발기력이나 성욕에도 이상 증후가 동반되는 경우가 많다. 대개는 조기에 갱년기가 오는 남성호르몬결핍의 문제가 많고, 발기력에 이상을 초래할 만한 생활습관의 잘못이나 전신적인 질환이 원인이 된다. 아침마다 불끈 솟아오른 텐트를 볼 수 없게 된 그날부터 남성의 어깨는 힘없이 쳐지게 된다. 더구나 새벽발기가 되지 않는 사람에게는 돈도 꾸어주지 말라는 옛말을 떠올리게 된다면 자신의 발기력 저하에 대한 당혹감은 이내 곧 불안감으로까지 커지게 된다.
하지만 현대의학의 발달은 원하기만 한다면 기존의 것보다 더 크고 웅장한 몽고텐트라도 세울 수가 있게 해준다. 남성호르몬 결핍이 문제라서 조기에 갱년기가 오는 현상이라면 호르몬 보충요법이 있으며, 발기부전의 원인 질환이 찾아지면 그에 대한 치료를 받으면 된다. 또한 발기력의 저하가 올 만한 그릇된 생활습관은 고치면 되는 것이다. 특히 호르몬보충요법이나 발기부전 치료법은 과거보다 치료가 더욱 간편해지고 안전해지는 추세다.
갱년기에 대한 호르몬 보충요법은 과거처럼 번거롭지 않게 3개월에 한 번만 주사를 맞는 치료법이 적용되고 있다. 더구나 남성호르몬 보충요법은 성욕이나 발기력이 향상될 뿐만 아니라 만사가 귀찮던 정서가 매사에 의욕적이고 진취적으로 무드가 바뀌는 효과도 있다. 또한 근력이 강화되고 아랫배가 들어가는 등의 놀라운 효과를 보인다. 다만 이 치료법은 비뇨기과 계통의 전립선암 체크 등 치료 시작 전에 주의해야 할 점들이 있어서 전문가에게 맡겨야 안전하다.
발기부전의 치료는 우선적으로 당뇨, 고지혈증, 고혈압 등의 원인 질환부터 해결해야 함과 동시에 흡연, 과음, 비만이나 부적절한 수면 습관, 스트레스 등 발기에 악영향을 미칠만한 나쁜 습관들을 고치도록 조언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이어서 성적 자신감을 되찾기 위해 발기부전의 심한 정도에 가장 적절한 약물을 처방받게 된다. 이렇게 건강관리와 함께 자신의 처지에 맞는 치료를 받는다면 징기스칸의 몽고텐트가 부럽지 않은 만족스런 성생활이 가능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