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날도 반복해서 지나가는 어느 날과 다를 바 없는 그런 날이었습니다.
다만 차이가 있다면 회식으로 인해 어느 정도 알콜 기운이 남아 있었던 정도...
별보고 출근해서 달보고 퇴근하는 일상...만남이 줄어든 이유로 받았던 이별 통보...
몸에 도는 알콜과 자기 연민에서 오는 서러움 등등..
여러가지로 그 날은 다른 날과 다르게 일탈을 해보자고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술기운에 진행된 아주 소심한 일탈의 결과,
며칠 후 제 앞에는 거대한 가슴. 그야말로 거대한 가슴이 놓여져 있었습니다.
생전 이런 상품에 대하여 정보가 없었기에 냄새가 나는건지, 세척은 해야하는지
어떤 것도 알지 못한 채 홀린듯이 개봉하여 그대로 꾸역꾸역 침상으로 들고가 끌어안고 잤습니다.
놀랍게도 언제나 스트레스 탓으로 항상 꾸어오던 다른 이와 다투던 꿈,
그 때문에 벌렁이는 심장으로 깨어나던 새벽 5시, 이후 잠들지 못하는 약한 불면증...등등
가슴을 껴안고 잤던 그 날 만큼은 편안하게 정해둔 알람이 울리기까지 한번도 깨지 않고 숙면을 취했습니다.
물론 처음에는 잘 몰랐지만 제품 특유의 실리콘 향과 기름기,
그리고 먼지에는 약하다는 문제가 있었습니다.
(저 기름기 때문에 나중에보니 침대보랑 잠옷에 묻어있어 빨래 돌렸습니다.ㅋㅋ)
그러나 무엇보다 그러한 단점들의 총합을 뛰어넘는
충분한 행복감을 저에게 안겨주었고 지금도 바로 옆에 놓은 상태로
생각의 정리가 필요하거나 잠깐씩 마음이 심란할때면
베고 눕거나 손으로 만지는데 안정 효과가 굉장히 탁월하네요.
여기까지 굉장히 서론이 길었는데 만약 살까 말까
고민하시는 분이 있으시다면 과감하게 한번 사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
조용한 음악 틀어놓고 베고 누워있으면 그만한 마음의 휴양처가 없네요....
끝으로 개인적으로는 얇은 옷가지를 하나 대놓는게 더 좋다고 느꼈습니다.
여튼 생각없이 구매한 물건인데 정말 만족스럽게 쓰고 있네요 ㅋㅋ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