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성인용품 기업 바나나몰의 데이터는 대한민국 성인용품 수요의 변화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된다. 특히 2016년부터 지속적으로 증가한 20대~30대 고객은 대한민국 성인용품 시장의 급격한 발전에 큰 역할을 했다.
중국 역시 마찬가지다. 중국 성인용품 시장의 주 소비층은 20대~30대 고객이다. 현대 교육을 받고 인터넷, 스마트폰과 함께 성장한 이들이 성인이 되어 성인용품 시장을 성장시킨다. 이는 대한민국 성문화·성인용품 시장 발전과도 비슷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아직 미국, 유럽, 일본 등 기존 선진국에 비하면 내수 시장의 절대량이 크지는 않다. 다만 성장하는 속도가 무시무시하다. 특히 중국 정부가 개입해 발전시킨 전자상거래 기술은 성인용품 시장 발전에 기여할 전망이다.
마윈이 설립한 세계 최대 규모의 온라인 쇼핑몰 알리바바에도 성인용품은 꾸준히 거래된다. 이런 면에서 선진국의 무서움이 드러난다. 사회주의 속에서 자유시장경제를 꽃피우는 믿을 수 없는 광경, 성인용품 역시 예외는 아니다.역시 콘돔 시장이 강세다. 성생활의 시작이 되는 용품인 콘돔 보급률이 날이 갈수록 늘어간다. 중국 3대 거래 사이트의 통계에 따르면, 성인용품 시장의 절반 이상을 콘돔이 차지하고 있다. 성인기구와 젤 등을 모두 합쳐야 콘돔 수요와 비슷한 정도가 된다.
이 부분에서 약점은 여전하다. 피임 용품만큼은 믿을 수 있는 해외 브랜드 제품을 사용하자는 인식이 있다. 미국과 일본, 대한에서 나온 제품 선호도가 높다. 실제로 중국 콘돔 시장의 1위부터 3위까지를 해외 브랜드가 차지하고 있다.만국이 비슷한 느낌이다. 국내 성인용품 기업 바나나몰의 판매 수치나 편의점 및 오프라인 매장 점유율과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오카모토 콘돔, 듀렉스 콘돔 최근 바나나몰을 통해 발매된 사가미 0.01 콘돔에 이르기까지 해외 콘돔은 어디를 가나 인기가 좋다.
콘돔이란 제품이 가진 특성이 그렇다. 성생활을 더욱 풍족하게 만드는 것에 의미가 큰 성인용품 기기와 다르게 콘돔은 피임을 위한, 성병 예방을 위한 필수품이라는 개념이 강하다. 일종의 생활용품이자 의료기기다.1980년대 중국의 혼전 성관계 비율은 15퍼센트에 불과했으나 현재는 70퍼센트~80퍼센트가 넘는다. 중국 콘돔 제조 공장을 운영하고 있는 빅터 챈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젊은이는 안전한 성관계를 원한다. 교육 수준도 높아지고 더 개방적이다. 콘돔은 마치 식사 때의 냅킨과 같다"
특히 교육에 있다. 중국 역시 국내와 비슷하다. 현대 교육이 도입되면서 청소년에 대한 성문화 인식 개선, 즉 성교육이 늘었다. 성교육의 핵심은 올바른 성생활, 안전한 성생활에 있다. 콘돔 사용의 필요성과 착용법 등을 배운 세대가 성장해 콘돔 시장을 성장시킨다.그러면서 자연스레 기구 형태의 성인용품 수요도 늘어난다. 콘돔 시장의 폭발적 수요와 함께 그 뒤를 따라 함께 성장하는 모양새다. 중국의 성인용품 기업이 최근 독자적인 상품 개발과 연구에 힘을 쏟기 시작한 것도 여기에 있다.
성인용품 온라인 쇼핑몰과 오프라인 매장, 각종 문화 산업을 이어가고 있는 바나나몰이 매년 수 차례 중국을 넘나드는 것은 이유가 있다. 성장이 빠른 중국 시장을 그대로 느끼며, 그때그때 일어나는 시장의 흐름을 읽는다.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 2004년 8월 개항한 이 곳은 중화인민공화국 내에서도 물류의 허브라 불린다. 베이징 수도 국제 공항, 상하이 푸둥 국제공항과 함께 3대 공항이라 일컬어진다. 민항총국(CAAC) 관리국이 있고, 중국남방항공과 심천항공이 광저우 바이윈 국제공항을 허브 공항으로 이용 중이다.2009년에는 항공화물 기업 페덱스 익스프레스(FEDEX EXPRESS)가 아시아 지역 허브 기능을 이전해왔다. 일일 80만에서 100만 명 이상이 이용하는 광저우의 철도는 베이징, 상하이, 선전, 홍콩, 마카오 일대까지 이어진다.
세계 성인용품 시장의 허브로 거듭나고 있는 중국 광저우의 저력은 이런 곳에서 출발한다. 웅장한 공항을 지나 중국 하반신 리얼돌 기업 클라이막스(CLMX)의 에스코트를 받아 호텔로 이동했다. 이동 내내 이어지던 바나나몰과 클라이막스의 성인용품 시장에 대한 대화는, 변화와 성장의 바람에 있는 중국을 그대로 보여줬다. ③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