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비인후과에 코를 양분하는 칸막이가 휘어 코가 비뚤어지게 보이고 코막힘과 두통 등을 유발하는 '비중격 만곡증'이 있다면, 비뇨기과 영역에서는 '음경 만곡증'이라는 질환이 있다. 음경이 마치 바나나처럼 상하좌우의 어느 한쪽으로 휘는 것이다.
36세의 기혼 직장인 박모씨는 지난해초부터 음경이 오른쪽으로 점점 휘어지고 성관계시 음경에 통증을 느낀다며 상담을 하러 왔다. 발기력도 떨어져 성관계에 실패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했다. 진단결과 과거 성관계를 가질 때 무리한 자극으로 발생한 '음경골절'(실제 골절이 아니고 백막의 손상을 의미)이 원인이 되어 '페이로니병'이라고 불리는 '음경만곡증'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박씨의 음경은 삽입 자체가 어려울만큼 상당히 휘었으며, 만곡 부위에서 딱딱한 섬유질의 플라크가 만져졌다. 발기시 통증을 느끼게 되고 상대 여성도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페이로니병'이라는 심한 형태의 음경만곡증은 한국 남성 100명 중 1명꼴로 발견되나 이보다 가벼운 만곡증은 상당수에서 관찰된다.
선천적 만곡증은 대부분 요도하열(요도가 귀두의 정상적인 부위보다 아래에 위치하는 기형)과 동반된 '삭대'라는 구조에 의해 아래쪽으로 휘는 것을 말한다. 이는 요도하열과 삭대를 동시에 교정하는 요도성형술로 교정하면 된다.
후천적 만곡증은 발기를 담당하는 음경해면체를 둘러싼 백막에 염증이나 외상이 생기는 것을 말한다. 무리한 체위로 성관계를 맺다가 백막에 대한 만성적인 자극으로 특정 부위에 섬유화가 진행되거나 심하면 음경 골절(백막이 찢어지는 경우)의 후유증으로 인하여 만곡이 진행된다. 비타민E의 복용이나 콜키친 등의 보존적인 치료를 시도하기도 하지만 효과가 크지 않아 대부분 수술적 교정을 한다.
문제가 있는 백막을 성형하는 수술을 시행하는데, 만곡의 정도나 백막의 상태에 따라 방법은 여러가지가 있다. 수술에는 1시간 정도가 소요되며, 수술후 4주가 경과한 후에는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수 있다. 음경의 만곡으로 인한 발기력의 감소, 발기시 통증, 질삽입의 어려움, 미관상의 콤플렉스가 있을 경우 간단한 수술적 교정으로 자신감을 회복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