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기가 어려운 성기의 기능을 회복시키는 인공 조직을 미국 연구팀이 개발했다.
미국 웨이크포리스트대 의대 재생의학연구소 연구팀은 토끼에서 떼어낸 인공 생식 조직을 발기가 불가능한 다른 토끼의 성기에 이식해 성 기능을 회복시키는 방법을 알아냈다고 미국립과학원회보(PNAS) 9일자에 소개했다.
세계적으로 남성의 10% 이상은 선천성 종양과 외상 등으로 정상적인 성생활을 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발기는 성기의 해면조직에서 평활근이 이완되고 내피세포에서 방출하는 산화질소에 의해 혈관이 확장되면서 이뤄진다. 하지만 해면조직은 구조가 복잡해 한 번 손상되면 복원되기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대안으로 실리콘을 이용한 성기가 사용되지만 자연적인 발기 능력은 없다.
연구팀은 수토끼의 생식기 조직을 활용해 문제 해결을 시도했다. 수토끼 생식기의 근육조직에는 교미를 하는 동안 혈액이 대량 유입되도록 하는 세포가 있다. 연구팀은 수토끼의 성기에서 발기를 가능하게 하는 평활근과 이 세포를 분리한 뒤 막대 모양의 콜라겐 지지대에 놓고 배양기에서 길렀다.
연구진은 생식기능을 상실한 12마리 토끼에게 이 조직을 주입한 결과 세포가 크게 늘어난 것을 확인했다. 생식기에 주입되는 혈액의 압력과 양이 정상적인 토끼 수준을 회복했다. 8마리가 사정에 성공했고 이중 4마리가 암컷과 교미한 뒤 새끼를 갖는데도 성공했다.
미국의 생명공학벤처기업 어드밴스드셀테크놀로지(ACT) 로버트 란자 박사는 “이 분야가 지극히 은밀한 부분이다 보니 많은 과학자가 이 분야에서 숨어 연구를 해왔다”며 “선천적으로나 외상으로 인해 후유증을 앓고 있는 환자에게 획기적인 성과”라고 평가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콜라겐처럼 인쇄가 가능한 물질을 이용해 생식 조직을 대량으로 찍어낼 계획을 짜고 있다. 연구진 관계자는 “이 기술이 확보되면 주문 받은 만큼 언제든 조직을 인쇄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