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얼롤플레이, 사건고발
최근 강남에 ‘변태 룸살롱’을 자처하는 새로운 콘셉트의 룸살롱이 생겨 뭇남성들의 호기심을 끌고 있다. 이곳에선 과도한 요구나 행위가 아니면 거의 모든 남성들의 변태적 성적 욕망을 채워주고 있으며 그런 만큼 가격도 다른 곳에 비해 비싸다고 전해진다. 뿐만 아니다. 이미 수개월 전부터 ‘리얼롤플레이’(real role play)를 자처하는 페티쉬 클럽도 인기를 얻고 있다.
이는 한국 사회에 그간 숨어있던 변태적 성적 욕망이 분출하고 있는 하나의 징조로 볼 수 있다. 도대체 한국 사회의 변태적 성적 욕망은 어디까지 와 있는 것일까.
이 같은 업소들에선 직접적인 성행위는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이니 하는 법적인 논란들과는 완전히 거리가 멀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이런 업소와 콘셉트들은 빠르게 확산되고 있으며 또한 ‘안전하게’ 이 같은 행위들이 ‘거래’되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서울 강남에 위치한 a룸살롱은 일명 ‘변태 룸살롱’으로 불리고 있다.
물론 아는 사람만 아는 정보다. 하지만 ‘변태’란 말 때문에 이들 업소 자체를 침울하고 음산하게 볼 필요는 없다. 인테리어만 보자면 그 어떤 강남의 고급 룸살롱 못지않은 화려한 외양을 갖추고 있다.
‘진상’ 없는 룸살롱?
‘변태업소’라고 해서 종업원들이 이상한 것도 아니다. 역시 여느 룸살롱과 전혀 다를 바 없이 스태프들은 깔끔한 복장과 최선의 서비스로 손님들을 모시고 있다. 그러나 이곳의 가장 큰 특징이라면 ‘진상 손님’이란 것 자체가 없다는 점이다. 이는 진상인 손님들이 이곳에 오지 않는다는 의미가 아니라 다른 곳에서는 진상 손님이어도 여기에서는 ‘정상 손님’이라는 의미다.
업소 관계자는 진상과 정상의 구분을 두지 않고 있으며 이곳에 오는 모든 손님의 모든 취향은 정상적인 성적 욕망으로 판단한다. 이 룸살롱의 한 가지 특이한 점이 있다면 팀 단위 손님들이 극히 적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룸살롱의 경우 손님 혼자서 가기보다는 대부분 최소 2명 이상이 팀이 되어 가게 된다.
이렇게 하면 가격도 싸질 뿐만 아니라 서로 함께 즐기는 재미가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업소에는 90% 이상의 손님들이 전부 혼자서 오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자신의 은밀한 페티쉬적 성향을 타인에게 노출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곳에서는 도대체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일까.
일단 이곳에선 직접적인 성적 접촉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행위들이 이루어진다고 보면 된다. 일단 술을 마시며 흥을 돋우다가 적당하게 취한 상태에서 서로 마주보면서 자위를 하는가 하면 심지어 2~3명의 여자를 한꺼번에 불러 자신에게 욕을 해달라고 하거나 ‘얼굴에 침을 뱉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스타킹을 찢으며 스킨십을 하거나 냄새를 맡는 등의 행위는 사실 기본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떤 남성의 경우 여성의 몸에는 손끝 하나 대지 않고 오로지 여성의 하이힐의 냄새를 맡으며 자위를 하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하지만 이것을 뭐라고 하는 아가씨도 없고 이를 제지하는 영업진도 없다. 말 그대로 이곳은 ‘변태 룸살롱’이기 때문이다.
가학 행위는 ‘no’ 기구는 업소용 사용
이곳에 오는 남성들은 어떤 부류의 남성들일까. 일단 당연히 룸살롱이다 보니 돈이 없는 남성들은 올 수가 없다. 그것도 이곳은 일반 룸살롱보다 더욱 비싸다. 다른 곳은 아가씨 팁이 많아야 20~30만원 정도라고 한다면 이곳은 그 두 배가 된다. 대부분의 남성들은 돈의 액수보다는 자신의 성적 욕망이 얼마나 정확하고 만족할 만하게 총족되느냐에 더욱 더 관심을 쏟는다.
그만큼 돈에 대해선 별로 신경을 쓰지 않는다는 얘기다. 소문에 따르면 이 업소를 선호하는 사람들은 대개 대기업의 임원이나 전문직, 금융권 인사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회의 상류층들이 이러한 곳에 은밀하게 와서 자신의 성적 욕망을 충족시킨다는 것이다.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도 없을 것 같은 사람들, 그래서 가정생활이나 성적 욕망마저 절제하며 살아갈 듯한 사람들의 이면에는 이렇게 변태성으로 얼룩진 성적 욕망의 추구가 있다고 할 수 있다.
이곳에선 대부분 손님들의 욕망 추구를 무한정 허용하지만 불가능한 것이 몇 가지 있다. 가학행위, 그러니까 아가씨를 때리거나 학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또 하나는 기구를 쓸 때에도 업소의 것을 사용해야 한다는 점이다. 기구는 성기에 직접적인 접촉을 하는 것인 만큼 위생상의 문제가 있을 수 있고 따라서 이에 사적으로 반입해 들어오는 기구를 쓸 수 없다는 것.
재미있는 사실은 이곳에 근무하는 아가씨들조차 변태가 많다는 점이다. 사실 변태가 아닌 지극히 정상적인 상태의 아가씨들이 이곳에서 오래 근무하기는 쉽지 않다. 막상 머리로는 감당할 수 있을 것 같아서 들어오기는 했지만 결국 이를 감당하지 못하고 그만두는 여성도 숱하게 있었다.
팁과 버는 돈이 일반 ‘나가요’ 아가씨들보다 2배 이상 많다는 말에 뛰어들었지만 결국에 변태성의 한계에 부딪혀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이곳에 남아 있는 아가씨들의 경우 오히려 한번 적응이 되면 쉽게 그만두지 않는다. 자신의 변태적 성적 욕구도 함께 만족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 남성들도 자신의 변태적 성욕을 충족시킬 곳이 많지 않지만 여자들은 더욱 심하다고 할 수 있다.
삼류 에로비디오 변태적 상황 ‘체험’
다행히 자신의 남친이 이를 받아들이고 함께 즐기는 경우라면 더할 수 없이 좋겠지만 그런 경우도 쉽지는 않다. ‘여자가…’란 얘기라도 듣는다면 자존심에 상처를 입는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이런 업소에서 자신과 코드가 맞는 남성을 만나게 되면 ‘나가요’ 아가씨도 적지 않게 반가워한다는 후문이다. 결국에는 돈도 벌고 성욕도 채우는 일석이조가 되는 것이다.
물론 이곳 업소가 처음인 아가씨는 그리 많지 않다. 대부분 각종 방법을 통해 자신의 변태적 성적 욕구를 이미 확인했거나 혹은 이태원 등지의 업소에서 이런 것을 경험해본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한다. 변태 룸살롱에서 일하고 있는 박모(27·여)씨는 “솔직히 이런 곳에서 일하는 우리 같은 여자들을 어떻게 볼지는 모르겠지만 차라리 자신의 취향에 맞는 곳에서 일을 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고 말문을 열었다.
박씨는 이어 “사실 이곳에서 일을 하는 것 자체가 즐겁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때로 아주 과격한 손님들이 와서 힘들기도 하지만 돈도 많이 벌고 나 스스로도 만족할 수 있는 점에서는 오래 갈 수 있는 ‘직장’의 개념으로 일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리얼롤플레잉을 표방하는 페티쉬 업소도 많은 인기를 얻고 있다.
이곳에선 마치 삼류 에로비디오에 나올 수 있는 각종 변태적인 상황을 그 자신이 스스로 체험을 해볼 수 있다. b업소에는 무려 7개의 차별화된 방들이 존재한다. 모든 방들은 사전에 철저한 기획단계를 거친 ‘콘셉트룸’들이다. 여자친구의 방, 거울 방, 지하철 2호선, 비뇨기과, 교실, 사무실, 여자 화장실들이 바로 그러한 룸들이다. 이곳에선 수많은 ‘시나리오’에 따라 여성들과의 특별한 교감이 가능하다.
지하철 2호선에선 덜컹거리는 소음이 흐르는 지하철 안에서 여성을 성추행할 수도 있고 마치 자신이 투명인간이 된 것처럼 여성을 속속들이 관찰할 수 있다. 여자 화장실에서 여자들의 화장실을 훔쳐보는 것도 가능하다. 그냥 훔쳐보는 것으로 좀 밋밋하다면 사전에 여성에게 이런 사실이 발각돼 학대를 당하는 설정도 가능하다.
한마디로 자신이 쓰는 소설만큼의 무한한 설정 변경이 가능하다. 실제 이곳에 자주 오는 한 남성의 경우 자신이 정성들여 만든 시나리오를 프린트해 와 사전에 아가씨와 입을 맞춘 후 그것을 하나하나 실천해나가는 경우도 있다. 완전히 그 완전히 그 스스로 상상 속에 빠지고 쾌락의 세계 속에서 헤어나오질 못하는 경우다.
물론 이러한 상황극이 부담스럽거나 낯선 경우에는 일반적인 ‘애인모드’를 하는 경우도 있고 남성이 여성에게 하나하나 페티쉬를 배워나가는 경우도 있다. 그 어떤 것이라고 가능한 업소, 그 어떤 상황도 다 받아들여질 수 있는 곳이 바로 페티쉬 업소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