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예쁘기만 하면 된다는 말이 가슴을 후벼파지만, 사실인 건 어쩔 수 없다. 예쁘기 때문에 살면서 얻는 이익들은 못생기고 평범한 우리들의 상상을 능가한다. 특히나 더 얄미운 건 이 사실을 예쁜 여자 스스로가 잘 알고 있다는 사실이다.
세상에는 두 가지 종류의 예쁜 여자가 있다. 하나는 자신이 예쁘다는 사실을 몰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는 여자다. 처음에는 내숭인 줄, 겸손인 줄 알았지만 정말 자신의 미모를 모른다는 걸 깨닫고 나면 그녀의 미모는 더욱 빛을 발한다. 이른바 무지 상태에서 오는 자연스러움이랄까.
반대로, 자신이 예쁘다는 걸 어렸을 때부터 잘 알고 있고 사람들의 찬사와 시선을 당연시 여기며 이를 이용할 줄 도 아는 부류가 있다. 이들은 자신의 미모가 가진 파워를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여왕처럼 군림하며 권력을 과시하기도 한다.
A는 질투심도 많고 경쟁심도 강한 스타일.
어렸을 때부터 "고것 참 예쁘네"라는 소리를 귀가 닳도록 들어왔다. 항상 예쁨 받고 관심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항상 허기져 있다. 그래서 가끔은 자신의 미모를 과시하는 실험정신을 발휘하는데, 이를테면 가까운 친구의 남자를 빼앗는다거나 전혀 마음 없는 남자의 마음을 빼앗는다거나 애인이 있을 때도 양다리, 문어다리를 걸쳐가며 매력도 체크에 여념이 없다.
그렇게 성공하고 나면 만족할까? 노노. 그녀의 끊임없는 '자기과시욕'은 도를 넘쳐서 오늘도 주변에 추종무리를 둔 채 또다른 팬들 확보에 여념이 없는 정복욕 강한 여왕벌이다.
B는 한때 화려했던 전성기를 가진 노처녀다.
타고난 섹시함에 눈웃음 한 방이면 넘어오는 남자들이 부지기수. 어딜 가든 하인형, 집사형, 보디가드형 등 유형대로 남자를 거느려왔다. 하지만 나이가 드니 남자들의 인내도 다하는 건지, 그녀의 미모빨이 나이를 넘어서긴 힘든 건지, 오래 붙어나는 남자가 없었다. 그렇다고 그녀가 슬퍼하고만 있을 스타일은 아니다. 자신에게 넘어오지 않는 남자가 있으면 직접 대시하는 투지도 발휘한다.
자 존심? 뻔뻔함? 그런 건 애초에 상관없다. '예쁜' 자신이 '직접' 간택하니 상대방 남자는 '감사'해야 한다는 게 그녀의 주의. 그래서 손가락 까딱까딱하며 남자를 불렀다 내쳤다, 열심히 권력을 과시하고 있다. 남들이 뭐라든 간에.
C는 공주놀이의 달인이다.
남 자가 한 명이라도 옆에 있으면(그 자리가 어떤 자리든 상관없다) 가방을 직접 들어본 적이 없으며 하물며 술마시다 안주 역시 제 손으로 집어먹는 법이 없다. 만약 남자가 주저한다 싶으면 팔짱을 끼거나 손을 잡는다거나 눈웃음을 치는 방식으로 남자의 긴장상태를 무너뜨려 자신의 의지대로 공주놀이에 끼워 넣는다.
마 치 남자를 손바닥 위에 올려놓고 인형놀이 하듯 가지고 노는 습성은 오래전부터 인이 박혀 이제는 이런 모든 행동들에 아무 죄책감도 없으며 자신이 무슨 짓을 하고 있는 지조차 모른다. 그리곤 자신의 예쁜 외모가 어떤 돌발행동이나 공주병 증상도 다 무마시켜주리라 철석같이 믿는다.
권력을 가진 예쁜 여자들의 공통점은 자신의 기준이 먼저라는 점이다. 일반 여자들의 경우, 남이 어떻게 생각할까, 남들이 손가락질하지 않을까, 남한테 피해를 주면 안되는데, 식의 '타인 위주' 사고방식이 강한 반면 파워 뷰티걸의 사고방식은 철저히 자기 위주다. 남 생각 따위는 우선 순위에서 밀려난다. 그래서 먼저 남자에게 다가서도 집적대는 게 아니라 자신이 '선택'한 것이며, 남들을 하녀나 종처럼 부리는 것도 원래 당연한 것이라 생각하게 된다.
물론 보는 이는 재수없고 불공평하다 생각할 지 모르지만 의외로 배울 점은 있다. 자신 스스로를 대접할 줄 알아야 남에게서도 대접을 받는 법이다. 괜한 자기피해의식이나 자학감에 사로잡혀 살다보면 가지고 있던 매력도 빛을 잃기 쉽다. 난 잘났소이다, 난 대우받아야 한다, 식의 우쭐한 자신감이 때로는 살아가는데 힘을 불어넣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