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포경수술을 받지 않아 조루증이 있는 게 아닌가 하고 물어오는 여성들이 가끔 있다. 흔히 포경인 남성의 페니스는 그렇지 않은 남성의 그것보다 더 민감하다는 속설 때문에 그런 생각들을 하시는 것 같다.
포경수술을 받은 귀두는 포피의 보호를 받지 않은 채 하루 종일 팬티 속에서 신체 부위와 접촉하면서 단련이 되기에 자극에 잘 견딘다고 하는데, 자신의 남편은 포경수술을 하지 않았으니 귀두가 예민해져 유난히 사정이 빠른 게 아닌가 하는 의심들이다.
사실이 그렇다면 포경수술을 받은 남편들과 사는 여자들은 남편의 조루증 고민이 없어야 할 텐데 실상은 그렇지 못하다. 포피절제 여부가 페니스의 감각에 그다지 중요한 차이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최근에 남편의 포경수술을 받지 않은 페니스가 너무 보기 싫어 관계하고 싶은 생각이 전혀 들지 않는다고, 필자가 잘 설득해 남편이 포경수술을 받도록 해줄 수 없겠느냐는 여성의 문의를 받은 적이 있다.
포피에 소변이나 정액의 찌꺼기가 끼어 더럽고 냄새가 나서 관계하기에 거부감이 생긴다는 여성들이나, 여성 의사가 섬세할 것 같다며 필자에게 꼭 수술을 받고 싶다는 남자들이 가끔 있다. 그러나 포피가 덮인 페니스가 너무 보기 싫다며 남편의 수술을 의뢰하는 여성은 처음이기에 당황스럽기도 했다.
말을 억지로 물가로 끌고 가서 물을 먹일 수는 없는 일이지 않겠냐고, 본인이 자발적으로 수술의지가 있어야 하는 것이니 스스로 위생관리도 잘하고 포경상태에 만족한다면 타인이 수술을 강요할 수 없다며, 그래도 포기할 수 없다면 본인의 의사를 남편에게 잘 전달하는 등 부부가 상의해 결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남편의 수술을 부탁하며 예쁘게 수술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강력하게 나타냈는데, 이것 또한 세태를 반영하는 것일 터. 남편의 페니스가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른다는 우리 어머니 세대들과는 다르게 ‘보는 섹스’를 하고 있다는 게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