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애도 인간인데 어찌 한눈 안 팔고 나만 쳐다볼 수 있을까? 하지만 문제는 그 다음부터이다. 내가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따라 그는 잠깐 한눈 파는 것일 수도 있고. 아예 내게서 멀어질 수도 있다. 그래서 여우같은 대처법이 필요하다.
● 일단 모른 척한다.
그 애한테 있지도 않고. 내가 부리지도 않은 행수 냄새가 그에게서 난다. 특히 여자 향수 냄새가. 진한 향수는 며칠 가므로 그의 일주일간 행적을 조사한다. 물론 그 애한테 대 놓고 따지지 말고. 의심한다는 내색도 말자. 당분간 모르는 척. 언젠가는 꼬리가 밟힐테니까.
● 그가 나 몰래 딴 여자 만나는 걸 알았다.
그도 내가 안다는 사실을 안다. 그럴 땐 절대 쉽게 넘어가지 말자. 그가 나랑 헤어질 마음이 아니라면 물론 용서해야 겠지. 그래도 그냥은 안된다. 두 번 다시 바람 피울 꿈도 못 꾸게. 할 수 있는 한 최대한의
마음 고생을 시키자.
● 요즘 날 대하는 게 시시껄렁하다.
며칠 연락도 없다.? 이건 분명 누군가에 홀딱 빠져있는 거다. 그가 나랑 동갑이라면 어느 연상의 여인이나 귀엽게 꼬리치는 후배가 장본인이다. 이럴 땐 달달 볶지 말고 일다 맞불작전으로 나간다. 지켜보는 거다. 조금 시간이 지난 후 나도 새 남자친구가 생겼다고 해본다.
● 내 친구가 현장 목격했다.
그가 바람 피운 걸. 아니라고 박박 우긴다면 나랑 헤어지긴 싫다는 증거. 조용히 한마디 한다. '알아서 해결해'. 그리고는 두 번 다시 꺼내지 않는다. 그가 다 해결하고 나면 그 때 폭발한다.
● 내가 그이 삐삐 비밀번호를 알고 있는지도 모르고 삐삐를 이용해 데이트?
웬 낯선 여자의 달콤한 목소리를 직접 들었다. 화가 나지만 참자. 그리고 그 애 삐삐로 메시지가 오면 그에게 다정하게 애기한다. 내가 삐삐 눌러줄께. 그리곤 비밀번호까지 눌러주는 거다. 아마 기절할 껄.
● 그의 행동이 수상하다면 비밀번호를 알려달라고 하자.
'나 사랑 안해' 숨기는 거 있구나'. 어쩌구 저쩌구 하면서 내 비밀번호를 당연히 알려주는 거다. 그리고 그의 삐삐도 확인하는 동시에 내 삐삐번호를 다른 남자 친구들에게 마구 가르쳐 주자. 내 삐삐에 다른
남자 목소리가 메모리 되어 있으면 그도 못견딜 거다.
● 바람은 상습적이다. 한동안 연락 없다가 다시 나타난 남자.
뻔하다. 그 여자를 차고 오는 경우는 거의 없다. 채이고 오는 거지. 절대 받아주지 말자. 적어도 6개월은 마음 고생하게 놔둔다.
● 앗. 내 눈앞에서 현장목격. 뒤돌아서지 말고 꼭 아는 척한다.
'어디 가냐. 전화했었다. 어머니는 안녕하시냐...' 등등 친근한 말을 건넨다. 굿바이 키스라도 하면 금상첨화 ! 그 여자가 내가 그이 연인임을분명하게 알게 한다.
● 그냥 내버려 두자.
아니. 오히려 튕기자. 얽매이지 말고 너무 울고 불고 하지도 말자. 운다고 돌아오고 안 운다고 떠나는 건 아니다. 절대 추해 보이지 말 것. 난 나대로 안 그런 척하고 내 인생을 즐기는 거다.
● 여자들과 어울릴 때 무조건 질투하지 말자.
여자랑 어울린다고 다 바람피운 건 아니니까. 이해한다는 듯이 다 들어준다. 별것도 아닌데 여자들과 같이 있었다고 화내면 그 다음부터 그는 아무 애기도 안한다. 귀찮게 되니까.
● 맞불 대작전. 그가 바람 한번 피우면 난 두 번 피운다.
나 몰래 나이트 두 번 가면 난 네 번 가서 뿌리 뽑으며 놀고 오자. 절대 따지며 싸우지 말고 난 조용히 실행으로 옮기면 되는 거다. 당해봐야 아니까. 물론 난 예의도 지킨다. 그에게 미리 사전 통보 정도는 해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