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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이야기다.
차가운 열대어라는 영화를 봤다.
당시 나는 일본 츄고쿠 지방의 멘션에 있었다.
혼자였고, 전날 과음을 해 정신이 없었다.
제목부터 이상했다.
차가운 열대어라니, 이게 무슨 개좆같은 제목이냐.
내용도 마찬가지였다.
그냥 시작부터 끝까지 엉망진창이었다.
마지막에 주인공 남자가 자신의 딸에게 외친다.
"인생이란... 아픈 거라고..."
당시엔 도대체 이 영화가 뭔지 몰랐다.
이런 좆같은 영화를 왜 만들었나 싶었다.
지금은 조금 알 거 같다.
이 영화는 시종일관 예상하지 못한 전개로 이어진다.
전혀 예상 못할 곳에서 피가 튀기고
전혀 예상 못할 곳에서 섹스를 하고
전혀 예상 못할 곳에서 웃음을 터뜨리고
전혀 예상 못할 곳에서 인생을 논한다.
사실 이게 인생이란 거다.
감독은 아마 이것을 극단적인 방식으로 표현한 것일 거다.
우리 인생이 고통스러운 이유는 예상하지 못한 곳에서 벽을 만나기 때문이지.
근데 재밌게도 그만큼 인생이 살만한 이유도 역시 예상 못한 곳에서 기쁨을 마주하기 때문이다.
이 모든 것이 우리 머리 속에 있다면 오히려 그게 더 고통스러울 거다.
여성 기업가 롤리 다스칼이 인생에 대한 명언을 아무리 쏟아내도
그곳엔 고통이 없다. 그저 때깔 좋은 별천지다.
고통이 있어야 인생이고, 고통이 있어야 다음의 행복이 있다.
오늘도 나는
여신 은하느님을 보며 행복을 느끼면서도
반대로 여신 은하느님을 가질 수 없다는 고통도 느낀다.
이게 인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