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북극의 후예 이누크>
추운 지역에 사는 에스키모인들은 참으로 재미있는 게임을 하며 지낸다고 한다. 일명 '불 끄고 게임'이다. 특별한 즐거움이나 문화생활을 누리지 못하는 그들은 기나긴 겨울밤에 다른 부부와 섹스파트너를 바꿔 실컷 즐기고 난 후 껐던 램프를 다시 켜고 호탕하게 웃으며 내 부인인 줄 알았어라고 천연덕스럽게 말한다는 것이다.
요즘 스와핑이니 부부 교환이니 해서 사회적 문제가 되는 가운데, 어쩌면 에스키모인들의 이런 앙증맞은 게임은 차라리 귀엽다고나 할까. 성의학적으로 볼 때 에스키모인들은 상당히 지혜로운 사람들이라고 할 수 있다. 소위 섹스 파트너가 바뀔수록 성적 자극이 높아진다는 쿨리지 효과를 적절하게 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쿨리지 효과를 적절히 이용하는 민족들은 의외로 많다. 서태평양의 울리티섬에 사는 사람들은 매년 '피 수푸히(100번의 애무)'라는 축제를 개최한다. 그날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남녀가 숲에 들어가 즐기면서 논다. 다만 이때 부부나 연인이 함께 가서는 안되며 반드시 다른 파트너를 대동하게끔 하고 남녀의 수가 맞지 않을 때는 그룹섹스도 무방하다고 한다.
아프리카 탄자니아의 투르족은 거의 모든 남녀에게 애인이 있다. 여자들은 어려서 결혼한 남편에게 애정을 계속 가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고 교육받으며, 그와 함께 '므뺘'라고 부르는 연애 생활을 상당히 중요하게 여긴다고 한다. 숲에서 만나 주로 선물을 교환하고 섹스를 하는데, 설사 들킨다고 하더라도 자신의 배우자에게 양이나 소를 벌금으로 내게 되어 있지만 보통 무시된다고 한다. 이런 사회적 현상들은 쿨리지 효과를 축제라는 형식으로, 혹은 제도라는 형식으로 아예 못박고 있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에서는 이러한 쿨리지 효과를 기대해서는 안된다. 사실 문명 국가에서 여타 민족의 관습은 대개 불륜으로 취급받기 십상이다. 부부 활이란 곧 신뢰와 믿음의 관계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섹스 파트너를 바꾸지 않고도 이러한 쿨리지 과를 누릴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하는 고민을 하게 된다. 결국 장소와 시간을 바꾸는 방법이다. 섹스 파트너를 바꾸지는 못할지언정 장소와 시간을 달리함으로써 최대한 이색적인 효과를 내고, 이를 통해 그간의 일상적인 섹스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한 여성지에서 실시한 우리나라 여성들을 상대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섹스를 원하는 특이한 장소로 모래사장 위, 엘리베이터, 회사 옥상, 극장, 달리는 차 안, 야구장 등이 꼽혔다고 한다. 사실 섹스 그 자체가 불가능한 장소이기는 하지만 상상만으로도 짜릿한 쾌감을 얻을 수 있다. 색다른 장소에서 하는 색다른 체위의 섹스. 이것이 곧 쿨리지 효과를 최대한 누리는 지혜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